▲ 1983년 당시 아카데미극장. 직접 그린 영화 포스터가 정겹다.

민선8기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활동결과보고서 중 아카데미극장 복원을 중단하라는 권고에 대해 지역 사회의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의지와 참여로 아카데미극장을 되찾기 위해 진행해왔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 상황에 처해서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는 인수위의 아카데미극장 복원 중단 의견에 대해 재생사업과 사실관계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카데미극장의 역사·문화적 가치는 근대건축, 도시재생, 지역문화 전문가들에 의해 여러차례 검증되었고, 2021년 시민설문조사 등을 통해 보존과 활용에 대한 시민의 지지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에는 아카데미극장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 발표회가 열리는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견 반영을 통해 활용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인수위 활동보고서 중 아카데미극장 복원사업에 대해 문화재청이 주관한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에 최종 탈락하고 문화재 등록에 실패하면서 매년 도·시비가 지출되는 점을 지적하며 아카데미 극장 주변 자체가 근현대 건물이 많지 않아 사업 선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수위는 아카데미극장을 꼭 복원하거나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으며, 시민들에게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어 있지 않고,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도 미비하며, 안전성 문제, 기대 이하의 활용도 예상 등으로 복원 필요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를 두고 보존추진위는 즉각 반박했다. 우선 문화재청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에 대해서는 아카데미극장이 아닌 중앙동에 대한 평가에서 탈락했다고 정정했다. 따라서 문화재 등록을 위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극장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내세웠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아카데미극장의 건축적 가치에 대한 자문의견서'를 통해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원주시 근대건축을 대표할 뿐 아니라 1960년대 한국 극장건축에서 모더니즘의 미학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건축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이 곳만은 꼭 지키자' 캠페인에서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문화재청장상' 선정 이유에 대해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단관극장이며, 건축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시민 정서 속에 아카데미극장의 시대성과 역사성이 살아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고 언급했다.

▲ 지난 4월 열린 아카데미극장 활용방안을 위한 100인 토크.

아카데미극장 복원 사업에 대한 원주시민의 공감대에 대해서는 지난해 '아카데미구하기' 1억 원 시민모금 달성과 다양한 시민 활동, 원주시 설문조사 결과 등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시민들은 2015년부터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다. 다큐멘터리 제작, 원주시민포럼, 활용방안 설문조사 등을 통해 원주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었으며, 그렇게 지난해 아카데미극장 매입을 위한 1억 성금 모으기를 달성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1월 원주시는 아카데미극장 매입을 완료했으며,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실시, 이달 초에는 보고회 및 시민토론회가 이뤄지는 등 오는 2025년 개관을 앞두고 다양한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 

보존추진위 관계자는 "시민들의 의지와 노력으로 추진하는 원주아카데미극장 복원 사업에 대한 인수위의 의견을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원주시는 해당 사업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시민들의 노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