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재향군인회가 내홍에 휩싸이며, 회장에 2명이 선출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지난 5월 12일 열린 원주시재향군인회 이사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원주시재향군인회는 특별감사에서 강원도재향군인회로부터 지적사항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사무국장이 사직했고, 임기가 연말까지인 A 회장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사직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의에서는 회장 직무대리로 B 씨를 선출했다. 원주시재향군인회는 5월 16일 공문으로 강원도재향군인회에 B 씨를 직무대리로 선출한 사실을 보고했다.

그런데 6월 13일 강원도재향군인회는 원주시재향군인회에 보낸 공문에서 B 씨가 아닌 C 씨를 회장 직무대리로 승인한다고 통보했다. A 회장이 B 씨의 회장 직무대리 임명을 보류해 달라고 수차례에 걸쳐 강원도재향군인회에 건의했다는 이유였다.

또한, A 회장은 C 씨를 회장 직무대리로 임명할 것을 강원도재향군인회에 요청했다. A 회장은 “재향군인회 정관에 임기 1년 이하의 회장 직무대리를 선출할 때는 회장이 지명하도록 돼 있어 회장 고유 권한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의에서 B 씨를 선출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어쩔 수 없이 B 씨 선출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B 씨는 “육군3사관학교 출신인 A 회장이 후임으로 육군3사관학교 출신의 전직 장교를 임명하기 위해 나를 배제한 뒤 C 씨를 지명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B 씨가 회장 직무대리로 선출된 직후 그에 대한 음해 시도도 있었다고 한다. 원주시재향군인회 소유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전기공사업체 대표인 B 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민원이 강원도재향군인회에 접수된 것. 그러나 강원도재향군인회 조사 결과 B 씨의 위법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는 B 씨와 C 씨 모두 회장 직무대리라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B 씨는 명예회복을 위해 주장을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C 씨는 정관상 회장 직무대리 임명 절차에 하자가 전혀 없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편 이번 내홍 과정에서 원주시재향군인회 소유의 개운동 건물 임대 행위에 대한 위법성 여부도 불거졌다. 원주시는 지난 2019년 리모델링 비용 2억8천만 원을 민간자본보조금으로 지원했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지방보조사업자인 원주시재향군인회는 리모델링을 완료한 뒤 원주시 승인 없이 임대(대여)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원주시재향군인회는 원주시 승인 없이 2개 업체에 사무실을 임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시 관계자는 “고문변호사 자문을 받아 원주시재향군인회의 위법사실에 관한 처분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