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진행된 응급의료기기 시연회.

구급장비 외산화 지양…원주 의료기기업체 제품 납품

최근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김광수 원장은 강원도소방본부가 운용하는 구급 장비 상당수가 '외산'이라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 자녀가 구급대원으로 활동하기에 관심을 두고 지켜봤는데 국산 비중이 작아 안타까웠던 것. 간혹 원주 제품이 눈에 띄긴 했는데 이마저도 해외로 수출된 것을 다시 국내로 수입한 것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외국으로 수출된 국산 의료기기가 다시 한국에 수입돼 사용되는 폐해를 막을 필요가 있다"며 "원주 의료기기 제품이 너무 좋은데 왜 외국산 제품을 선호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주에 있는 의료기기 업체는 약 170개다. 이중 소방과 관련한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곳은 20개 업체. 이들은 약 50여 개의 응급의료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상당수 응급 장비가 외산이다 보니 내수 확장보다는 수출에 더 힘쓰고 있다. 

이는 다른 의료기기 업체도 마찬가지여서 수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지난해 원주 의료기기 생산액 중 수출 비중은 75%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와 강원도소방본부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구급 장비의 납품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일환으로 지난 12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도내 최초로 응급 의료기기 제품 시연회가 열렸다. 

이날 시연회는 10개 업체 관계자가 참여해 자사 제품을 소방대원에게 홍보했다. 심장충격기, 환자감시장치, 부목 등 구급대에서 필수로 갖춰야 하는 장비 21종을 시연한 것. 강원도소방본부는 시연회에 참석한 현장구급대원의 의견을 반영, 내년도 장비 구매사업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의료기기 성능과 품질이 확보된 구급 장비가 잘 운영·관리되면 현장 구급대원들이 더욱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현장 구급대원이 겪는 장비 사후관리 문제도 직접 해결할 것이라 밝혔다. 도내 납품 장비에 대한 통합 A/S 센터를 운영해 의료기기 사후관리를 책임지겠다고 한 것. 테크노밸리가 의료기기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 다리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뜻이었다.

김광수 원장은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구급대에 원주 제품이 납품돼 의미가 크다"며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원주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의료기기를 강원도소방본부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돼 이 또한 뜻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