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협회 미·중·캐나다 판매장 운영 타격

▲ 지난해 말로 강원도 수출유망업체 역량강화지원사업이 폐지되면서 원주시농식품수출협회가 운영하는 해외 현지 판매장 운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진은 미국 뉴저지에 설치된 해외 상설판매장.

원주 농식품이 외국에 수출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이다. 그해 봄 4개 업체가 원주시 농식품 수출시장 개척단을 구성,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그러나 수출 규모가 작고 업체 참여도 한정적이어서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이후 원주시농식품수출협회가 설립됐다. 회원들은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농식품을 제조해 중국, 홍콩, 베트남, 미국, 캐나다 등에 수출했다. 현재 수출협회엔 17개 업체가 등록되어 있는데 이들은 지난해 11억4천만 원의 수출실적을 거뒀다. 미국·중국·캐나다 현지에 상설전시장을 구축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수출을 이어나갔다.

이 같은 성과 이면에는 지자체 지원 효과가 있었다. 강원도·원주시가 수출유망업체 역량강화지원사업으로 기업당 200만 원을 수출 제반 비용으로 지원한 것. 원주시농식품수출협회는 이를 토대로 해외 3곳의 해외 판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원주시농식품수출협회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수출유망업체 역량강화지원사업이 지난해 말로 종료됐기 때문. 이 때문에 수출 포장재 지원은 물론 현지 판매장 운영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지금은 수출협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회원들이 대거 탈퇴할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를 가까스로 벗어났는데 지자체 지원사업이 끊겨 수출업체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지원사업이 재개되지 못한 것은 강원도 예산안 심의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해당 예산을 올해 본예산에 반영하려 했다. 도의회 상임위 심의는 통과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보조금 심의를 넘지 못했다. 올해 1차 추경에서도 예결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보조사업은 매년 외부인사를 초빙해 성과평가회를 하는데 이 사업은 폐지 등급으로 분류돼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원사업 수혜 대상이 원주를 포함한 4개 시군뿐이라는 이유가 컸다. 지역 형평성 차원에서 4개 업체에만 지속 지원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수출업체 육성은 시장·군수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심의 위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원주시농식품수출협회 심만섭 회장은 "해외 업체와 거래를 공고히 한 지역업체들은 지원사업이 없어도 무리 없이 수출을 이어나갈 수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원주를 포함한 도내 대다수의 영세수출업체는 지원이 중단돼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지원이 무산되자 원주시농식품수출협회는 원주시에 지원을 요청했다. 다행히 원주시는 전액 시비로 관내 수출업체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원주시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수출협회는 매년 강원도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대신 그에 따르는 상당액을 무역·통상 전문가 고용에 투자했다. 수출에 필요한 서류작성, 세금 문제 등의 업무를 전문가에 맡겨 해결했던 것. 그런데 지원사업이 폐지되자 인건비 부담을 느낀 회원 업체들이 이를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만섭 회장은 "포장재 지원 혜택을 받는 것만큼 회비를 납부해 사무국장 인건비로 써왔다"며 "지원사업이 끊겨 더는 고용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