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15일 원인동 마을관리소 3주년 기념 포럼을 열었다.

원인동 마을관리소는 마을 주민이라면 누구나 환영받는 곳이다. 무더위를 피해 들른 어르신께 시원한 냉수를 건네고, 고장 난 가전제품을 고쳐야 하는 이들은 이곳에서 무료로 공구를 빌릴 수 있다. 하소연하지 못한 마음 속 넋두리를 들어주고, 오며가며 안부를 묻는 따스한 관심은 마을관리소를 동네사랑방으로 만들었다. 강원도에서 처음 문을 연 원인동 마을관리소가 올해 3주년을 맞이했다. 

원인동 마을관리소의 탄생은 지난 2018년 원인동 지역주민 욕구조사에서 시작됐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이 259명의 원인동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그룹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주민들은 이웃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의미를 넘어,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이웃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주민들만의 공간'을 의미했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은 건강보험공단 사회공헌팀에 원인동 지역욕구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마을관리소' 사업 후원을 제안, 2019년 강원도 첫 '마을관리소'가 문을 열고 주민들을 맞이했다. 마을관리소는 도시재생이 필요한 원도심 지역에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마을을 재생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마을공동체 공간에서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지역 문제를 발굴·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마을관리소의 운영 핵심은 마을활동가이다. 원인동 주민으로 구성된 마을활동가는 지역 내 잠재적 자원을 개발하고 활용이 가능한 인력으로 주도적 활동을 맡고 있다. 지역 주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취약계층 발굴, 돌봄 지원, 지역 현안 활동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남산마을에 마련된 마을관리소는 주민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자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다. 공구를 대여하거나 혈압계 등 건강관리기기, 음료, 화장실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사용법이나 길 묻기 등 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교육과 문화활동 등을 지역 내 유관기관과 연계해 주민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3년 간의 활동으로 지역돌봄체계도 구축했다. 주민을 위한 사례회의를 통해 지역주민의 고충을 해결하고 사각지대 발굴, 돌봄지원 등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일상생활수행 능력이 저하된 어르신을 위한 식사 지원, 건강악화 어르신 대상의 의료사협 왕진서비스 연계를 비롯한 인터폰, 방충망, 화재경보기, 소화기 지원 등도 추진했다. 마을관리소의 다양한 활동들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마을관리소 이용 주민 만족도 조사 결과 3년간 평균 95.3%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15일 원인동 마을관리소 3주년 기념 포럼 '3년의 발자취, 그리고 30년 후의 기대'를 개최, 마을관리소 구성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30년 넘게 원인동에 거주하고 있는 전상숙 마을활동가는 주민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성함과 주소를 외우고 골목골목 인사를 다녔던 초기 활동을 회상하며 돌봄활동이 주택 가구 위주의 서비스에서  인근 아파트까지 확대하는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로의 운영을 제안했다. 또한, 마을활동가 개개인의 장점을 살린 재능기부 형식의 프로그램 개발도 당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은성 팀장은 "지난 3년 간 건보공단의 후원사업이 종료된 후, 앞으로는 사회복지시설이 자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예산확보가 충분하지 못한 시설은 마을관리소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지자체에서 마을관리소 표준운영 모델 개발 등을 통해 운영을 고도화한다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운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9년 원인동을 시작으로 2020년 문막읍, 태장동, 명륜동, 2021년 단구동 등 원주에서 5개 마을관리소가 운영 중이다.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은 향후 마을관리소를 지속 운영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 돌봄을 통한 사각지대 해소, 주민과 함께하는 친환경, 에너지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