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동행 선언식이 있던 날, '시애틀 추장의 편지'를 주제로 한 특별영상이 상영됐다. 명륜종합사회복지관 박현숙 관장은 인사말에서 '온 힘을 다해서, 온 마음을 다해서 당신들의 아이를 위해 이 땅을 지키고 사랑해 달라'는 시애틀 추장의 당부가 우리가 오늘 여기에 모인 첫 번째 이유라며,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퍼져서 미래 우리 아이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기동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온기동행 프로젝트의 목적은 지역사회 기후변화 돌봄 기능을 강화하고 사회복지 측면에서 ESG경영에 동참, 실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명륜종합사회복지관을 포함해 12개 기관, 단체, 사업체가 참여했다. 선언식을 하던 날 참여 단체들은 각 단체들이 실천할 환경미션을 공개했다.

 온기동행 프로젝트에 참여는 간단하다. 온기동행의 취지에 함께하고자 하는 단체들이 각각의 환경미션을 정하고 실천하면 된다. 실제로 선언식에 참여했던 단체들은 그들의 공간과 업무 특색에 맞게 직접 환경미션을 준비했다. 발표한 미션들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생활화하지 못하고 있던 것들이다. 

 우리는 거창한 것으로부터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찾아오는 불편감으로부터 반복된 피로감을 느낀다. 온기동행은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결코 그 영향력은 작지 않을 것이다. 시작은 12개 단체들이지만 그들이 정한 미션을 수행하고, 그들로부터 파생된 영향력이 우리의 이웃을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29일 참여 단체 실무자들이 모여 워크숍을 진행한다. 온기동행의 핵심 가치를 찾고, 단체별 미션 실천으로 인한 탄소저감 측정 방법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을 예정이다. 예를 들면 명륜종합사회복지관이 정한 미션은 '첫 주 수요일 PC별 불필요한 데이터 삭제하여 탄소 배출량 줄이는 것이다.

 이 미션의 경우 공유게시판의 디스크 용량을 주기적으로 기록하면, 탄소배출을 얼마나 줄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원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전 매장 10분간 소등하기'를 미션으로 정했다. 이 미션은 전년도 동월 전기사용량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온기동행은 이처럼 각각의 미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눈으로 확인하고, 또 다른 미션에 도전하는 '기후변화 대응 지역사회 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온기동행은 주거환경개선사업인 '붙이고 기억해溫'을 공동 진행할 예정이다. '붙이고 기억해溫'은 겨울철 난방비 절감을 위한 에어캡시트(뽁뽁이)를 기후변화 취약계층 세대를 선정해 배포하는 것이다. 에어캡시트에 온기동행 실천을 토대로 원주시의 기후변화 위기 상황과 돌봄 기능 강화의 필요성을 담아 캠페인을 펼치고자 한다. 

 기후변화 취약계층은 우리가 흔히 돕고 지원해야 하는 사회복지 대상자와는 다르다. 기후변화 위기에선 그 누구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온기동행은 시민 모두가 기후변화 취약계층이자 약자이다. 온마을 기후변화대응 동행 프로젝트를 지역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밑으로 낮게 자라며 옆으로 뻗어가면서 성장하는 클로버처럼 온기동행이 나와 이웃의 지속가능한 삶을 돕는 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원주시 탄소저감 정책으로 추진되길 기대한다.

최미정 명륜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