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가 원주IC에서 호저 방면으로 향하는 서부순환로 일부 구간의 농로 진·출입로 공사 당시, 허가 없이 완충녹지를 불법 점유하는 포장 공사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원주시가 서부순환로 공사 당시, 주택 진·출입로 조성을 위해 완충녹지 개방구간(미지정 구간)과는 전혀 다른 곳을 허가 없이 포장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 포장 공사가  마무리된지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 관련 부서들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으며, 뒤늦게 나선 수습에서도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원주시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원주IC에서 호저 방면으로 향하는 구간인 서부순환로 공사를 추진했다. 실시설계상 6차로 구간이지만 4차로까지 조성 후 현재는 임시 개통되어 이용 중이다. 서부순환로가 조성되면서 기존 주민들이 다니던 도로가 끊어지자 원주시는 완충녹지구간 중 일부를 개방해 기존도로를 연결할 수 있도록 마련해놨다.

하지만 도시계획과 달리 실제 진·출입로는 엉뚱한 곳에 조성돼 문제가 불거졌다. 도로공사 당시, 원주시는 도로변 인근에 건축허가를 낸 소유주와 협의해 완충녹지 개방구간이 아닌 다른 곳을 진·출입로로 조성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인근 토지를 매입한 A 씨가 건축허가 과정에서 기존에 도로가 있던 완충녹지 개방구간으로 진·출입로를 개설하려 하였으나 건설방재과에서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드러났다. 앞서 지은 주택의 경우, 완충녹지 개방구간을 통해 건축 허가를 받았지만, 추후 진입로 개설은 주택과 가까운 다른 구간으로 원주시에 도로 포장을 요구했다. 이후 A 씨가 진·출입로 사용을 요청했지만, 주택 소유주가 개인 사유지를 이유로 그 도로를 이용할 수 없도록 막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A 씨는 원주시에 완충녹지 개방구간에 진·출입로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A 씨는 서부순환로 당시 진·출입로도 함께 공사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은 원주시의 잘못으로 이같은 갈등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이를 관리하는 건설방재과는 계획 상 진·출입로는 도로 공사로 서부순환로와 아래 지면의 단차가 4m 가량 생기면서 실제 진·출입로를 조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대신해 인근 도로 밑으로 통로 박스를 설치해 이용하도록 했다는 입장이다. 완충녹지 불법허가에 대해서는 현재 서부순환로 공사는 6차로 조성으로 계획됐으나 현재는 4차로까지만 조성된 상황으로 공사가 마무리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주택 소유주가 현재 사용하는 진·출입로는 도로 확장으로 완충녹지가 바깥쪽으로 더 밀려나면서 실제 완충녹지 구간과는 조금 맞물려 공사를 진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완충녹지를 관리하는 공원녹지과의 경우, 이는 명백한 불법점유로 주택 소유주에게 진입로 포장의 원상복구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공원녹지과가 현장을 조사한 결과 민원이 제기된 곳 외 추가로 2곳에서 불법 포장 공사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다만 2곳의 경우, 과거에 도로가 있던 구간으로 이를 폐쇄할 경우 진입로가 사라져 이에 대한 조치는 내부 회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원주시에서 설치한 통로박스는 사유지를 제공해 조성한 마을 농로를 통해서 들어와야 하는데 공사장비 진입 시 마을 주민들이 출입을 막기도 했다며, 주택 소유주처럼 진입을 막을 수도 있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도로 완공을 앞두고 완충녹지 개방구간을 불법 공사한 현황도로에 맞춰 옮길 경우, 진·출입로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원주시가 특정인을 위해 불법으로 완충녹지를 허가하고, 포장 공사까지 하는 명백한 특혜를 줬다"며 "위법한 상황에 대해 공무원이 무마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