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별세한 고 김지하 시인의 뜻과 사상, 문화적 업적을 기리는 '김지하 시인 추모문화제'가 오는 25일 천도교 대교당(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에서 열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장례가 원주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면서 문상을 오지 못한 이들과 추모의 마음을 나누기 위해 고인의 49재에 맞춰 김지하 시인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위원장: 이부영)에서 마련한 행사이다. 

오후2시부터 헌화 분향을 시작한다. 추모문화제는 오후3시 유홍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의  사회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지인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청수 한동이, 남녘땅 살풀이, 마고춤 등 제의의례를 시작으로 고인의 영상과 육성, 시인을 회고하는 이야기 마당 등을 통해 민주화운동과 문학, 생명사상, 문화운동 등을 돌아본다. 이어 시낭송과 노래, 탈굿(8도강산 영가무도 풍류정) 등이 이어진다.

일반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타는 목마름으로', '황톳길', '금관의 예수', '빈산' 등 고인의 대표작을 임진택·김영동,김봉준 씨가 노래와 연주, 걸개펼침막 및 김지하 소상 등으로 선보인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이사장이 진행하는 이야기마당에서는 소설가 황석영 씨와 철학자 김용옥 씨가 '김지하와의 만남', 문학평론가 염무웅 씨가 '김지하의 시 세계', 환경운동가 최열 씨가 '생명운동' 등에 대해 들려준다. 

오후5시30분부터 7시까지는 '밥과 술' 나눔 행사를 갖는다. 이부영 추진위원장은 "코로나19로 원주에서 간소하게 가족장이 치러지면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지 못한 이들과 아쉬움을 나누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김지하 시인과 함께 한반도의 해방과 민주, 생명평화를 꿈꿨던 분들은 부디 그의 명복을 빌어주시고, 가슴의 응어리짐은 모두 풀고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시인이자 생명운동가로 활동한 고 김지하 시인은 1970년대 유신 독재에 저항하며, 투옥과 고문,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오적', '타는 목마름으로' 등의 작품을 통해 사회현실을 날카롭고 통렬하게 비판해왔으며, 1990년대 이후 그는 새로운 형태의 민족문화운동으로 생명운동에 동참해왔다.

목포 태생인 고인은 유년시절을 원주에서 보내며 원주중학교를 졸업했다. 지난 2008년 장모인 고 박경리 선생이 타계하자, 원주로 거처를 옮기고 이곳에서 집필활동을 이어오다 오랜 투병생활 끝에 지난달 8일 영면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