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되고 코로나19 감염병 등급도 1급에서 2급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계속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 시행된 비대면 진료 건수는 370만 건을 넘어섰다. 비대면 진료가 일상화된 만큼 법제화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병·의원 인프라가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듯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의료인과 환자의 비대면 의료서비스 활용 경험에 따른 인식 및 수용도 조사'를 시행했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 등 국내 의료기관에서 종사하는 의사와 간호사 601명이 참여했다. 또 3개월 이상 투병 중인 환자 933명도 함께 했다. 

 그 결과 원격모니터링 서비스 활용 경험은 의사 56.7%, 간호사 68.8%, 환자 42.7%로 모두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원격진료 서비스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의사 35.7%, 간호사 18.6%, 환자 12.5% 순으로 나타났다. 

 원격진료를 경험한 의사 중 66.4%가 향후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비경험군 에서는 42.5%만 활용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간호사와 환자집단에서는 경험 여부와 상관없이 비대면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경험한 의사일수록 원격 의료서비스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의사의 경우 비대면 의료서비스에 따른 책임을 직접 지기 때문에 "다양한 실증사례를 축적해 제도적 신뢰를 확보하고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비대면 의료서비스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대면 의료 유형에 상관없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질문에는 의사 88.3%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는 간호사나 환자에 비해 높은 수치였다. 

 새 정부도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우선 코로나19 종료 후에도 유예기간을 둬 현재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네거티브 규제 전환'과 '규제 샌드박스 플러스 제도 전면 개편'을 국정과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를 볼 때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당장 비대면 진료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료법 개정 이전이라도 비대면 진료와 의약품 배송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비대면 진료앱 1위 업체인 닥터나우는 "OECD 37개국 가운데 32개국이 이미 비대면 진료를 법제화 했다"며 "한국은 의료, IT기술 등 인프라를 충분히 갖춘 만큼 규제 혁신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신산업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자사의 의견을 밝혔다.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경제 활성화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승권 한국폴리텍대학원주캠퍼스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