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에서는 구인 시에 채용 필수 서류 중 하나로 신체검사서를 규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통상 구직자가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자비로 신체검사용 건강검진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1월부터 시행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채용절차법)은 제9조를 통해 구인자로 하여금 구직자에게 채용서류 제출에 드는 비용 이외의 어떠한 금전적 비용, '채용심사비용'을 부담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채용건강검진서의 발급 비용이 채용심사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명확한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채용절차법 시행에 논란이 지속되었으나, 2021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채용신체검사서는 채용절차법 제9조가 규정하고 있는 채용서류라고 보기 곤란하므로 신체검사 비용을 구직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의결하고, 중앙·지방행정기관은 물론 각종 공공기관에 권고한 바 있습니다. 

 채용절차법의 유관 부서인 고용노동부의 경우 채용절차법 시행 이전에는 채용 건강검진의 실시 주체와 비용부담의 주체를 사업주라고 판단하였으나, 2005년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채용 시 건강검진 실시 의무 조항이 삭제됨에 따라 사업주의 임의적 판단이나 자체 규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채용 시 건강검진비용에 대한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공백 상태가 지속되었고, 앞서 언급된 것처럼 채용절차법 제정 이후에도 법문에 명확한 내용이 없어 해석상의 논란이 지속되었습니다. 

 2021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결·권고 이후 현재 고용노동부의 명시적이고 공식적인 행정해석이나 지침은 존재하지 않지만, 고용노동부 내부적으로도 국민권익위원회와 동일한 법률 해석 입장을 정립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향후 채용절차법 관련 업무매뉴얼에도 채용 시 건강검진 비용을 구직자에게 부과할 수 없다고 명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채용절차법이 적용되는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의 사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채용 시 가능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정기건강검진 결과표를 활용하여 구직자에게 채용신체검사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거나 징구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유민 노무법인 이우 대표공인노무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