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의 소비자물가 가중치는 각각 89.5, 78.1로 전국(82.8, 71.7)은 물론이고 지방 평균(88.7, 76.0)보다 높게 책정됐다.

소비자물가 편제 상 가중치 높은 품목 소비 많아 
농축수산물·가공식품 오름세도 상승 요인 작용
공급·수요 모두 물가 상승 압박…앞으로도 지속

지난달 강원지역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상승했다. 이는 2008년 9월 6% 오름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이보다 더 올랐다. 지난 5월 강원지역 생활물가지수는 110.94로 1년 전보다 7.9%나 상승한 것이다. 우리 지역 소비자물가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그런데 유독 강원도에서만 물가 오름이 이렇게 가파른 것일까? 한국은행은 그 이유를 구조적인 소비 행태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편제상 물가 변동에 민감한 비근원 품목의 가중치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

소비자물가는 일시적·계절적 요인에 영향받는 비근원 품목(식료품·에너지)과 기조적·지속적인 흐름을 갖는 근원 품목으로 나눠 분석한다. 즉, 전쟁 등 외부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을 따로 조사하고, 외부요인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품목을 별도로 살펴보아야 정확한 물가 증감률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강원지역은 석유류 등의 에너지 품목 가중치가 다른 지역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우리 지역 석유 품목의 소지자물가 가중치는 56.1로 전국 평균 39.4보다 16.7포인트나 높게 책정됐다.

반면 대중교통 가중치는 6.5로 전국 평균(12.6)의 절반에 불과했다. 면적이 넓고 교통 인프라가 취약해 승용차 이용이 보편화된 지역 특성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석유류 품목은 강원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3%포인트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축·수산물, 일부 가공식품 등 식료품을 포함한 비근원 품목 전체의 가중치도 강원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도내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의 소비자물가 가중치는 각각 89.5, 78.1로 전국(82.8, 71.7)은 물론이고 지방 평균(88.7, 76.0)보다 높게 책정됐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이예지 조사역은 "2020년과 2021년 작황 부진과 공급 충격의 영향으로 식료품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국보다 높은 물가상승률 자체도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도내 물가가 전국보다 1%포인트 이상 상회(2021년 이후)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실제 전국과 비교할 때 농·축·수산물은 0.9%포인트, 석유류는 0.4%포인트 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물가상승 압력이 당분간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는 원자재가격 상승, 농·축산물 가격의 높은 변동성뿐만 아니라 소비 증가 등의 공급·수요 측 상승 요인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이예지 조사역은 "외부요인에 의해 고(高) 가격 변동성을 보이는 품목이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최근의 물가상승 압력이 명목임금 상승을 통한 기업 비용 증가로 확산되는지 여부도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