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 정기종합감사에서 면접없이 서류로 성실성을 판단한 사실이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원주시청 전경.

심층 면접이 아닌 서류전형만으로 시험 응시자의 ‘성실성’을 판단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공공기관인 행정복지센터에서 발생한 일로, 원주시 정기종합감사에서 적발됐다.

원주시에 따르면 A행정복지센터는 기간제 근로자인 산불유급감시원을 매년 16명 내외로 채용했다. 문제가 된 건 선발 기준이었다. A센터의 산불유급감시원 채점기준표에는 100점 만점 중 성실성에 10점을 부여했다. 그러나 면접은 시행하지 않고 서류전형만으로 선발해 어떻게 성실성을 판단했는지 의문이 들게 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었다. 평가항목에 산림 분야 종사경력을 포함하고, 종사 기간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과거 근무태도도 평가항목에 넣어 응시경력이 없는 신규와 과거 종사경력이 있는 자와의 점수가 최대 25점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였다. 신규 응시자는 과거 근무태도를 평가할 수 없어 신규 응시자의 채용기회를 박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평가항목 중 ‘비상시 산행 가능 여부’도 논란이 됐다. 산행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체력검정을 했어야 하지만 이에 관한 사항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원주시는 밝혔다. 원주시는 감사결과 처분 지시서에서 “읍면동별로 산불유급감시원을 뽑는 점수 부여기준이 상이하고, 담당자 주관에 의해 점수가 부여되는 사례가 있었다”면서 “읍면동별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센터는 농업기계인 관리기 보조사업 대상자 선정도 부적정했다. 관리기 보조사업 대상자를 선정하면서 2021년에는 경작면적이 작을수록 많은 점수를 부여했고, 2022년에는 신청 시기가 오래될수록 많은 점수를 부여하는 등 임의로 배점을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가장 많은 배점을 부여했던 경작면적 부분을 2022년에는 평가에서 아예 제외하는 등 연도별로 평가항목을 다르게 적용해 사업대상자를 임의로 선정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원주시는 지적했다. 또한, 사업 포기자가 발생하면 차순위 대상자에게 배정해야 하지만 신청명단에 없는 자를 추가 대상자로 선정한 사실도 적발됐다.

A센터는 자율방범대 운영비 집행과 지도·감독도 소홀했다. 총원이 29명인 B자율방범대가 야식비로 1식에 75만 원을 사용했고, 점심 식사로 추정되는 시기에 주류를 구입한 사실이 있는데도 지적하지 않고 정산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에 대한 정기종합감사에서는 중도매인에 대한 행정처분이 부적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주시 업무 규정에 의하면 중도매인의 월간 최저거래금액은 1천500만 원이며, 3개월 평균거래실적이 월간 최저거래금액 기준에 미달하면 행정처분을 해야 한다.

그러나 최저거래금액 기준 미달에 대한 처분을 부적정하게 하거나 감경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한, 행정처분에 앞서 사전통지하거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28건에 대해서는 사전통지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