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하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이 2일 새벽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당선됐다. 그런데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의 뒷심이 만만치 않았다. 박 후보의 득표율은 41.1%로, 48.6%를 획득한 이 후보에게 졌지만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자 공천이 늦어져 선거운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데다 원주시민 입장에서는 박 후보가 낯선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상대가 당시 집권당 유력 후보인 이광재였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건 박 후보의 정치적 역량을 시민들이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원창묵 후보는 박 당선자의 활동영역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박 당선자가 국회의원선거가 열릴 때만 원주에서 활동한다는 지적이었다. 3선 시장으로 원주를 가장 잘 아는 본인을 선택해달라며 박 당선자의 활동영역을 문제 삼았지만 원주갑 유권자들은 박 당선자를 선택했다.

박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난 문재인 정부를 “무능과 독선, 위선의 5년이었다”면서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벼랑 끝 서민경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퍼주기식 소득주도 성장, 실패한 부동산 정책, 대책 없는 탈원전 정책, 검수완박 강행 등을 근거로 댔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무능으로 인해 원주도 성장 동력을 잃었다며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집권 여당 후보라는 점도 판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당선자는 ‘급’과 ‘격’이 다르다며 원창묵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청와대·정부와 긴밀히 협업할 수 있는,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여야 원주의 멈춰선 성장 동력을 되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창묵 후보와의 차별화를 위해 국회의원과 시장의 업무는 역할과 차원이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대변인과 춘추관장을 수행하며 국정을 경험했고,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로 일하며 지방행정 경험을 쌓은 것도 적극 내세웠다. 윤석열 정부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과 친분이 깊어 인맥을 활용한 역량 발휘에도 기대감을 낳고 있다.

 

박 당선자의 공약은 ‘2플러스 5대 비전’으로 요약된다. 2플러스는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부론산업단지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해 원주의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부수적으로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문막에는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을 약속했다. 또한, 강원경제특별자치도 설치로 원주의 교육·문화·의료복지 수준을 수도권 수준으로 향상하겠다고 했다.

5대 비전은 멈춰선 원주 발전의 시동을 위한 불씨를 불어넣겠다며 제시했다. 강원내륙선(원주∼철원)을 조기 완공하고, 경강선을 원주까지 연장하며,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GTX-A노선의 원주 연장을 반영하는 등 고속도로와 철도 교통망을 짜임새 있게 구축해 원주를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민·관·학 협업을 통한 원주형 인재육성 프로그램 추진이 두 번째 비전이다. 코딩,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조기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원주 인재를 세계적인 인재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비전은 구도심을 원주 발전의 엔진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학성동 옛 원주역 부지와 정지뜰, 1군지사 부지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공원형 컨벤션스퀘어로 개발하고, 호텔 등 접객시설을 유치해 마이스산업 중심지로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네 번째는 골목상권 살리기이다. 원주소상공인진흥원을 설립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다양한 맞춤형 지원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섯 번째 비전은 맞춤형 의료와 돌봄서비스를 제시했다. 원주시립 영유아 전용병원 설립을 지원하고, 원주시립 노인요양병원을 도입해 간호간경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일산초, 진광중, 진광고, 고려대학교를 졸업했다. 청와대 대변인과 춘추관장을 역임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또한, 국민의힘 원주갑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수석부단장을 맡았으며, 강원미래연구원장으로 대선 당시 윤석열 당선인의 강원도 공약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