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보궐선거 개표가 지난 1일과 2일 치악체육관에서 진행됐다.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6.1 원주시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완승을 거뒀다. 원주시장, 국회의원 갑지역 보궐선거와 도의원 8석 중 5석, 시의원 24석 중 13석을 국민의힘 후보가 차지했다. 도교육감 선거도 보수 진영인 신경호 후보에게 가장 많은 표를 몰아줬다.

광역의원 비례선거도 국민의힘이 53.6%로 앞섰고, 기초의원 비례선거 역시 국민의힘이 54.4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원주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건 도지사 선거였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는 도내 18개 시·군 중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국회의원직을 수행한 원주와 고향인 평창에서만 가까스로 과반을 넘었다.

4년 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와 완전 딴판이었다. 2018년 지방선거는 원주시장을 비롯해 도의원 지역구 7석 모두와 시의원 지역구 19석 중 13석을 더불어민주당에서 차지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평가됐다. 2020년 국회의원선거에서도 갑·을 선거구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표심에 변화가 확인된 건 지난 대선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원주시민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 원주 개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이 50.65%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득표율은 45.02%였다. 당시 전국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면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0.8%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당시 이미 원주시민들은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직력에선 앞선 것으로 평가됐지만 정작 세 결집엔 실패한 셈이다.

게다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22일 만에 지방선거가 실시되면서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판이 짜였다. 안정적인 도시 발전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집권 여당 후보를 향했다고 볼 수 있다.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도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진보 성향인 20·30대 젊은 층은 투표율이 낮고, 보수 성향이 강한 70대 이상 고령층의 투표율은 높기 때문이다.

 

원강수 당선자, 22개 읍면동에서 앞서

원주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구자열 후보는 25개 읍면동 중 지정면, 무실동, 반곡관설동에서만 국민의힘 원강수 후보를 앞섰다. 이들 3곳은 원주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낮다. 진보 성향의 표심이 구자열 후보를 향한 것이다. 나머지 22개 읍면동에서는 원강수 당선자가 모두 앞서며 무난하게 승기를 잡았다. 특히 고령화가 심화한 소초면, 호저면, 부론면, 귀래면, 중앙동 등에서 원강수 당선자의 득표수가 2배가량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의원 갑지역 보궐선거에서는 지역구인 14개 읍면동 모두 국민의힘 박정하 당선자가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원창묵 후보는 자택이 위치한 단계동에서조차 박정하 당선자에게 눌렸다. 소금산 그랜드밸리를 선물한 지정면에서 그나마 표 차이가 적었다. 3선 시장이란 막강한 정치 권력도 국민의힘 바람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도의원, 지정면에선 민주당 후보 선택

도의원 선거에서 관심을 끈 선거구는 지정면이 포함된 1선거구(문막·지정·부론·귀래)와 반곡관설동 단독 선거구인 8선거구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재선 후보와 국민의힘 김길선 후보가 맞붙은 1선거구에서 관심이 쏠린 지정면 개표 결과는 정재선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길선 후보는 문막, 부론, 귀래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됐다.

4촌 처남과 매형이 격돌한 8선거구에서는 송기헌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재직했던 더불어민주당 전찬성 후보가 선택을 받았다. 전 당선자와 맞붙은 국민의힘 차종구 후보는 전 당선자의 4촌 매형이다. 8선거구인 반곡관설동은 원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데다 혁신도시가 조성됐고, 평균연령이 낮아 표심의 향배가 관심을 모았다.

2선거구(호저·무실)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윤미 후보가 66표 차이로 신승을 거둬 눈길을 끌었다. 박윤미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 유세차량에 올라 무실동과 호저면을 순회하며 한 표 호소에 전력투구했다. 단구동 단독 선거구인 7선거구에서는 3선 시의원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류인출 후보가 선택을 받았다. 나머지 5개 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국민의힘 바람을 타고 무난하게 승기를 잡았다.

 

국민의힘이 시의회 다수당

시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3석, 더불어민주당이 11석을 차지해 9대 시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다. 현역 시의원 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이 재신임을 받아 9대 시의회에 입성한다. 현역 시의원 중 가선거구(문막·지정·부론·귀래)에서 기호 다번을 받아 관심을 끌었던 더불어민주당 곽희운 시의원은 낙선했다.

나선거구(호저·무실)에서 기호 나번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성규 시의원도 고배를 마셨다. 대신 정치 신인인 더불어민주당 권아름 후보가 당선증을 받았다. 아선거구(반곡관설)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곽문근·문정환 시의원이 나란히 당선됐고, 체급을 낮춰 도전했던 국민의힘 심영미 도의원도 9대 시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당선자인 이병규·김학배·원용대·박한근 후보자는 오랜 꿈인 당선증을 받았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