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 년간 치러진 8번의 선거에서 원주시 투표율은 모두 전국 평균 투표율보다 낮았다. 강원도 18개 시·군별 투표율에서도 원주시는 항상 최하위권이었다.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70%를 넘었지만 지방선거 투표율은 60%대를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원주시 지방선거 투표율은 2010년 57%, 2014년 55.6%, 2018년 57.1%였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와 비교해 지방선거는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지사, 도교육감, 시장, 도·시의원, 도·시의원 비례대표 선거까지 7번의 투표를 해야 하는 부담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원주갑 선거구의 경우 모두 8번의 투표를 해야 한다.

게다가 원주는 도내 다른 도시와 비교해 외지인 유입이 활발하다. 혁신도시에는 수도권 공공기관 임직원과 가족이 이주했고, 기업도시에는 일자리를 찾아 유입된 외지인이 많다. 외지인들은 애향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가 미흡해 투표를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관내 5개 대학 유학생들의 투표율도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표율이 낮으면 민의가 제대로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 표심에 민심이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치러진 3번의 지방선거 투표율이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면 원주시 선거인수 30만4천여 명 중 약 17만2천 명의 표심만 반영되는 셈이다. 나머지 13만2천여 명의 민의는 투표에 반영되지 않는다.

후보자들의 선거운동도 역대 선거와 비교해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확성기 소음으로 인한 불만이 과거보다 줄었다. 선거운동원들은 보이는데, 정작 후보자 얼굴은 볼 수 없다는 시민이 적지 않다. 정치 이슈와 논란이 부재한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한다면 지방자치제도가 무색하게 지방선거는 중앙 정치권의 정치 셈법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정당 대리전이 지방선거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지역은 실종되는 셈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의 소통령으로 불린다. 막대한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내 집 앞까지 길을 낸다거나 집 근처에 문화센터를 신축하는 등의 결정권을 갖는다. 도서관·체육센터가 신설되는 지역은 집값이 들썩인다.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일꾼을 뽑아야 한다. 도·시의원은 단체장의 전횡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책임이 유권자에게 있다.

선출된 이후 당선자가 공약을 일부 바꾸거나 아예 폐기해도 시비를 걸기는 쉽지 않다. 예산 등의 상황을 고려해 수정했다고 변명하면 반박하기 어렵다. 그래서 후보자 공약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실현 가능성을 따져 올바른 후보를 선택해야 우리의 삶이 윤택해지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