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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곡1리 마을활동가 윤영구 씨

"농산물 가공·판매는 제가 책임져요" 소초면 학곡1리 방앗간 운영…농업인, 생산 전념하도록 배려 조아해 시민기자l승인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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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맞습니다. 농촌 하면 '공동체'죠. 농번기가 되면 서로 품앗이하고 마을에 대소사가 생기면 주민 모두 달려드는 모습. 그렇게 마음을 터놓고 살다보니 철수네, 영희네 집 수저 개수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농촌에는 사람이 줄어 공동체가 많이 약해진 모습입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예전 모습을 찾기 어려워 진  것인데요. 그럼에도 아직까진 농촌 공동체성을  되살리려는 노력들이 존재합니다. 각자 개성으로 농촌 공동체성을 살리는 사람들, 농촌마을 활동가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학곡 저수지가 시작되는 학곡교 건너에 위치한 치악산권역 방앗간(치악산권역 가공유통영농조합)에서 학곡 1리 농촌마을활동가 윤영구(56세) 씨를 만나고 왔다. 치악산권역 방앗간은 치악산 권역 개발을 위해 진행된 정부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해 수익을 창출하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만들어졌다.

 인근 네 개 마을 주민들이 출자하여 만들어진 방앗간은 처음에는 운영이 굉장히 잘 되었으나 농민들이 농산물 생산과 가공 그리고 판매까지 생각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농민은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주체인데 그분들이 생산을 하는 데에 필요한 역량과 에너지를 가공과 판매로 빼는 게 되는 거죠. 그러면 생산에 투여하게 되는 역량은 줄어들게 되는 거죠."

 윤영구 씨는 떡을 만들고 기름을 짜면서 방앗간 운영자로서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중이다. 방앗간의 운영방식을 무조건 고객의 시간에 맞춰 대기를 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사전 예약형으로 전환하여 시간을 조금 더 자유롭게 활용하고 주민들과 서로의 시간을 존중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을 사랑방으로서 방앗간 기능을 하기 위해 농촌마을활동가 사업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을 고민하고 실천했다.

 윤영구 씨는 '지속가능한 농촌경제'는 농업인이 농사를 짓는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과거 가톨릭 농민회 활동과 시민 텃밭을 운영했던 경험, 그리고 로컬푸드 사업 경험이 큰 자산이 되었다. "농민들이 농업뿐만이 아닌 제조업과 마케팅까지 영역을 넓히도록 했던 기존 정부의 농촌 지원 사업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할 일은 무궁무진하죠. 하지만 그 모든 걸 농민들이 직접 하게 되면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만 하고 정작 본업을 잘 마무리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농민들은 철저히 1차적인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 동시에 가공과 판매를 통한 이윤을 창출해 농민들의 가계 유지를 위한 최소 비용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 윤영구 씨의 주장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개별적으로 지금은 농민들이 자기가 알아서 다 파는 시스템이잖아요. 이런 부분을 방앗간이 역할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한 거죠." 

 농민들은 농사에만 집중하도록, 대신 가공과 판매는 방앗간이 도맡아 농민들에게는 부담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농민들이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농업에 집중해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계속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방앗간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사업을 진행하며 뿌듯할 때와 어려울 때 모두 사람과의 관계를 꼽은 윤영구 씨. 언제나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인적 네트워크가 다양해지고 촘촘해질수록 농촌이 살아날 가능성도 높아질 거라 말한다. 그는 "농촌 인구가 자생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라며 앞으로 농촌 인구문제의 해법은 마을에 계신 분들이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이사 온 사람이 동네 떡을 주변에 떡을 돌렸잖아요. 그걸 반대로 생각해서 이주하신 분들께 우리가 농산물 선물 세트를 만들어 고맙다는 마음을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 거죠."

 윤영구 씨는 농촌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문화 예술 영역 지원 사업 신청하기도 했다. 그저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농촌의 가치가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농촌 문화를 통해 정서적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농촌의 삶, 그리고 삶의 방식을 통한 다양한 문화 활동과 체험, 교육 사업으로 지역 시민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네트워크라는 게 거미줄을 만드는 거잖아요. 어디가 하나가 끊어져도  거미줄은 존재해요. 그래야지 지역 사회가 굴러가는 거고, 그걸 만들고 싶은 거예요."라며 우리가 거미줄처럼 얽혀 서로를 지탱하는 안전망이 되는 사회를 꿈꾼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조아해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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