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랜드마크인 스카이타워.

간현관광지가 이렇게까지 바뀌리라고 상상할 수 있었을까? 출발은 소박했다. 지난 2017년 4월 원주시는 정례브리핑에서 간현관광지에 국내 최장의 출렁다리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원주시는 매월 정례브리핑에서 새로운 사업 구상을 발표했기에 출렁다리도 그러려니 했다. 원주시가 제시한 설치목적도 2018평창동계올림픽 관문도시인 원주에 올림픽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것이었다.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이미 당시 전국에 50여 개의 출렁다리가 운영 중이거나 설치 중이어서였다. ‘반짝 시류’에 편승해 원주시가 세금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그런데 간현관광지 출렁다리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개장하자마자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관광객이 물밀 듯 밀려들었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접근성이 주효했고, 때마침 공중파 방송에 소개되면서 전국구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원주시는 관광산업 육성에 과감히 도전하기로 했다. 관광산업 측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2018년 1월 출렁다리 개장 이후 원주시 관광산업이 걸어온 길과 미래상을 조명해본다.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중국 유명 관광지인 장가계와 닮은꼴이다. 장가계 못지않게 스릴 넘치는 경험이 가능한 곳이다. 소금산과 간현산의 절경에 스릴이 어우러지는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프리미엄 복합문화 관광지가 됐다.

2018년 개장 이후 330만 명 넘게 다녀간 소금산 출렁다리는 높이 100m, 길이 200m의 산악 보행교다.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출렁이는 아찔함과 그곳에서 시야를 덮는 거칠게 솟은 기암괴석의 절경은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소금산 출렁다리를 건넌 뒤 만나는 하늘정원은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정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계단식 지형을 활용해 사계절 꽃이 피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나무, 꽃, 새소리, 물소리가 어우러져 몸과 마음의 치유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하늘정원 끝에는 데크 산책로가 기다린다. 소금산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며 편안한 산책을 할 수 있는 700m의 데크 산책로를 호젓하게 걷고 나면 소금잔도를 만난다. 소금산 정상부 아래 절벽을 따라 산벼랑을 끼고 도는 잔도는 200m 높이에 설치됐으며, 길이는 360m이다.

스카이타워는 소금산을 휘감아 도는 삼산천의 수려한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로,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랜드마크이다. 지난 1월 개통한 소금산 울렁다리는 소금산 출렁다리보다 2배 더 긴 404m의 보행 현수교이다. 까마득한 벼랑 위에서 공중을 걷는 아찔함과 눈 앞에 펼쳐지는 절경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소금산 울렁다리 관광객은 지난 1월 6만여 명, 2월 7만7천800여 명에 달했다.

산악에스컬레이터는 존재만으로도 신선하다. 시속 0.5m/s로, 시간당 6천 명을 수송할 수 있다. 소금산 울렁다리를 건넌 뒤 산악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간현산 285m를 편안하게 하산할 수 있다. 케이블카는 10인승 캐빈 22대가 운행할 예정이다. 초속 5m의 속도로 탑승장에서 출렁다리까지 972m를 5분 만에 이동하게 해준다.

이밖에도 소금산의 절경을 바라보면 편안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글램핑장과 섬강 상류 심산천의 맑은 물에서 즐기는 범퍼보트 및 어린이들을 위한 종합놀이터인 네트어드벤처가 설치돼 있다.

 

나오라쇼(Night Of Light Show의 줄임말)는 간현관광지에서 빛의 밤을 즐기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빔프로젝트 12대가 간현관광지 자연암벽을 비춰 양상을 표현하는 미디어파사드는 폭 250m, 높이 70m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원주의 대표적 설화인 ‘은혜 갚은 꿩’을 소재로 한 콘텐츠로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선보인다.

삼산천교를 따라 레이져, 안개분수, 빛의 터널이 만들어내는 야간경관조명도 빼놓을 수 없다. 폐자재에 생명을 불어넣어 탄생한 생명의 나무 미디어아트 조형물과 수목 조명이 밝히는 신비로운 숲을 지나 천렵을 주제로 한 몽환적인 홀로그램까지 빛이 그리는 풍경과 나무가 속삭이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꿈꾸는 환상 속의 자연을 만날 수 있다.

 

▲ 조종용 원주시장 권한대행(가운데)이 관광열차를 둘러보고 있다.

소금산 그랜드밸리와 함께 원주 관광의 양대 축인 반곡-금대지역 관광활성화 사업도 무르익고 있다. 반곡-금대지역 관광활성화 사업은 반곡역을 중심으로 ‘반곡 파빌리온 스퀘어’를 조성하고, 금대리 똬리굴은 국내에서 가장 긴 디지털 테마 터널을 만든다.

‘반곡 파빌리온 스퀘어’는 철도의 역사와 문화를 담는 감성 테마파크이다. 반곡역을 문화 갤러리로 리모델링 하고, 주변 자연녹지를 활용한 테마공원과 상징적 조형물을 설치한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감성 문화·휴식공간이다.

1천950m 길이의 똬리굴은 국내 최장 테마 터널인 ‘금빛 똬리굴’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환상적인 빛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첨단 IT 기술과 4D 기술, 미디어아트, 스토리가 있는 인터렉티브 영상 콘텐츠를 활용해 오감으로 즐기는 디지털 체험공간을 만든다.

반곡 파빌리온 스퀘어와 금빛 똬리굴을 즐길 수 있도록 관광열차는 반곡역에서 똬리굴까지 왕복 운행할 예정이다. 관광열차는 2대를 제작해 원주에 도착했으며, 1대당 3량 구조이다. 1량당 100명이 탑승할 수 있어 2대 운행하면 한 번에 최대 600명이 이용할 수 있다. 관광열차는 하반기 시범 운행을 거쳐 내년부터 정식 운행한다.

 

강원도관광재단이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강원도를 방문한 관광객 중 네비게이션에서 ‘원주 관음사’로 검색한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비게이션에서 관음사의 2월 연관 검색어는 치악산, 입구, 코스였다. 이는 치악산 둘레길과 관련이 있으며, 관음사가 치악산 둘레길 1코스(꽃밭머리길)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원도관광재단은 설명했다.

비수기였던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치악산 둘레길 1코스에는 월평균 8천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소초면 학곡리 옻칠기공예관(3코스), 신림면 용암리 용소막성당(8코스) 등 치악산 둘레길 코스에 포함된 관광지의 네비게이션 검색순위가 상승했다.

걷기를 즐기는 트레커들 사이에서 치악산 둘레길에 대한 입소문이 퍼진 영향이 크다. 강원도관광재단에서 치악산 둘레길을 눈여겨 보는 이유도 관광 마케팅 활용가치가 높다고 판단해서다.

치악산 139.2㎞에 걸쳐 조성된 치악산 둘레길은 원주시가 주도하고, 횡성군, 영월군,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협력해 만들었다. 등산로, 샛길, 임도, 옛길 등 기존 길을 연결했고, 일부 구간은 새로 길을 냈다. 최대한 수평형 무장애 숲길로 만든 것도 매력적이다. 치악산국립공원은 정해진 탐방로로만 다녀야 하지만 치악산 둘레길에는 군데군데 국립공원구역이 포함돼 있어 자연에 고스란히 파묻혀있던 치악산의 비경을 엿볼 수 있다.

치악산 둘레길 외에도 원주굽이길, 자작나무숲 둘레길 등 원주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원주시는 부론 서지마을, 제천 배론성지, 횡성 풍수원성당 등 천주교 성지를 연결해 관광순례길도 만들고 있다.

 

▲ 반곡-금대 관광활성화 사업 조감도.

치악산 바람길숲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치악산 바람길숲은 우산동 한라비발디아파트부터 반곡역까지 중앙선 폐선 10.3㎞에 조성된다. 바람길을 만들어 치악산의 차고 신선한 바람을 원도심으로 유입시킨다는 계획이다.

1구간은 한라비발디아파트부터 원주천 철교까지이며, 테마는 활력의 숲이다. 1구간은 옛 원주역 시티파크 조성사업, 정지뜰 호수공원 등 주변 개발계획과 더불어 전통시장으로 인한 유동인구가 많아 활력을 불어넣는 숲으로 계획했다. 이곳에는 휴게공간을 비롯해 이벤트 분수, 테마 산책로를 조성한다.

2구간은 원주천 철교에서 유교역까지이며, 테마는 일상의 숲이다. 1구간과 3구간을 연결하는 구간으로 휴식, 산책 등 일상생활에서의 공간으로 계획했다. 이곳에서는 봉산동 재개발지역과 중앙선의 역사 이야기를 기록하는 ‘메모리얼 월’과 폐터널을 활용한 이색적인 포토존을 선보인다. 폐선로에는 스토리텔링 메시지를 도입해 재미를 더하고, 숲과 함께하는 휴식공간을 조성한다.

힐링의 숲인 3구간은 유교역부터 반곡역까지이다. 치악산을 배경으로 거닐 수 있는 힐링 산책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치악산 수변공원 등 그린 인프라를 배경으로 쾌적한 산책 공간을 조성한다. 조종용 원주시장 권한대행은 “관광산업은 생산공장 없이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준비가 끝난 만큼 이제는 찬란한 결실을 맺을 차례”라고 말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