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2030년 일부만 재배가능…2050년, 저위생산지로 전환
30년 후 복숭아, 원주 전역이 재배적지…이후론 차츰 감소해

2050년 경이면 원주 내 사과 재배면적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로 연평균 기온이 상승해 재배가 어려워지는 것. 농촌진흥청이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주요 과일의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다. 

기후변화와 관련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2020년,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지구 기온 변화 시나리오(SPSS-8.5, 이하 SPSS5)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81년에서 2100년 사이, 전 세계와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각각 6.9℃, 7.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6.3%를 차지하는 아열대 기후대는 2030년이면 18.2%, 2050년이면 55.9%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2020년 발표된 기후변화 시나리오(SPSS5)를 활용,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제작했다. 우리 농업환경에 맞는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를 개발한 것. 이에 따르면 사과, 복숭아, 배 등 주요 작물 재배가능지가 우리나라 전역에서 급격히 줄 것으로 전망된다.

원주도 마찬가지다. 2010년대에는 원주 전역이 사과 재배 적지로 분류됐지만 2030년대에는 일부 지역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대에는 우리 지역 대부분이 저위생산지가 되며 2070년에는 태백산맥 고지대 일부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복숭아는 2010년도에 원주 서부지역이 재배 가능지로 평가됐다. 그러나 2030년에는 원주 전역이 재배가능지가 되고, 2050년에는 상당수가 재배적지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70년에는 일부 지역만 재배적지로 남을 것으로 관측됐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관계자는 "주요 과일의 재배가능지(재배적지 포함)를 10년 단위로 예측한 결과 사과는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배, 복숭아, 포도는 2050년까지 소폭 상승한 후 감소했다"며 "작물별 재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량이 불안정하고 열매 품질도 나빠져 이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 적응형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사과는 아리수를 비롯한 7개 품종을, 배는 슈퍼골드 등 9개 품종을 기후변화 대응 품종으로 지정한 것.

농촌진흥청 이지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온난화로 고품질 과일을 생산할 수 있는 재배적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을 개발하고 재배지 증가 작물의 경우 수출, 가공품 등을 개발해 소비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RCP8.5: 2012년 당시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의 기후변화 시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