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시켜 지난해 매출 33억3천만 원 
도내 하루 평균 주문 425건·매출 912만 원
배달의민족 작년 매출 '2조88억 원'의 0.2%
차별화·활성화 추구해 공공앱 취지 살려야 

강원도 공공배달앱 '일단시켜'의 성적이 부진하다. 2020년 말 오픈 이래 가맹점 수나 누적 매출액 모두 시원스레 늘지 않는 것.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 구조와 그에 따른 파생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시됐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단시켜는 2020년 12월 출시됐다. 지난해 말 도내에서 15만4천954건의 주문이 이뤄졌고 33억2천9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 매출이 2조88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일단시켜는 지난해 일평균 425건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주문 건수가 작으니 하루 평균 매출도 912만 원에 불과했다. 일단시켜에 등록된 가맹점이 2천666개(작년 기준)라는 점을 고려하면 업체당 일 3천420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민간 배달앱과 비교해 중개수수료, 광고비, 가입비가 없어 가맹등록이 폭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이유는 소비자 유인책이 적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은 쿠폰 발행이나 제휴 이벤트 등을 수시로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시켜는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가격 전략이 매우 제한적이다. 지역사랑상품권 인센티브로 음식을 시켜먹는 것이 고작인 것.

이마저도 각 지자체의 상품권 예산이 소진되면 고객 유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맹점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일단시켜 입점 업체는 지난 18일 기준 강원도 전역 3천479곳이다. 이는 배달의민족 입점 업체(3천543만1천391 곳·2021년 기준)의 0.001%에 불과하다.

강원연구원 관계자는 "다양한 입점 업체를 확보하지 못하면 소비자 그룹을 충분히 모집하지 못한다"며 "소비자 네트워크 크기가 부족한 앱은 입점 업체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다양성 부족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차별화·활성화 방안 모색해야"
단기적으로 공공배달앱은 수수료 인하에 이바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민간배달앱과의 전면적 경쟁은 쉽지 않다. 이에 공공배달앱의 도입 취지를 살리면서도 차별화·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이 필요하다.

강원연구원은 수요·공급과 운영 측면에서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선 수요·공급 확대를 위해 소비자·입점 업체 유인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의 제한적인 유인전략에서 탈피해 공짜 미끼전략, 프리미엄 전략 등의 교차활용을 제안한 것. 이를 통해 입점 업체를 충분히 확보하고 소비자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영 측면에서는 민간 앱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자체 예산 투입이 없어도 자립할 수 있는 플랫폼 협동조합이 필요하다고 한 것.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기존 서비스 가격과 이익 배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강원연구원 양지원 책임연구원은 "막대한 예산을 들였지만, 시장 선택을 받지 못한 공공앱 사례를 종종 목격했다"며 "잠재적 경쟁 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공공의 역할을 되짚어 봄과 동시에 공공배달앱의 차별화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