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 사진(아이클릭아트)

#문막 D농산은 해마다 50만㎡ 규모로 고구마를 재배한다. 내수와 해외에 판매할 고구마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 그런데 요즘 하루하루가 근심이다. 농사를 본격 준비해야 하는 시점인데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서다. 정부에 외국인 인력 6명을 신청했는데 지금까지 배정된 사람은 단 한 명뿐. 내달이면 고구마 파종이 시작돼 하루 120여 명이 필요하다. 이들을 어디서 데려와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지금 농촌 현장에선 인력 문제로 고민이 많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해야 하는데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농가들이 원주고용센터는 물론 외국인 유학생에게까지 일손을 간청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감감무소식뿐. 이러한 현상은 최근 1~2년간 매우 심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농업 분야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2020년 2만689명에서 지난해 1만7천781명으로 14.1% 감소했다. 특히 강원지역의 경우 지난해 단기 계절 근로 프로그램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이 전체 배정 인원의 15.2%에 불과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이예지 조사역은 "강원지역의 농가 고용 부진은 팬데믹 이후 외국인 근로자 감소 등으로 심화됐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외국인 근로자 고갈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인건비도 크게 올라 농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팬데믹 이전엔 일일 8만~10만 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하루 13만~15만 원 수준으로 50%가량 뛴 상태. 최근 촉발된 비룟값 상승과 겹쳐 일부 농가에선 '농사를 포기하는 것이 더 낫다'란 말도 나오고 있다.

문막읍 A농가주는 "비룟값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뛴 상태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한 해 농사지어 남기는 게 몇백만 원밖에 안 되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지자체 차원에서라도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배정 인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크게 와 닿지 않고 있기 때문. 원주시가 직접 외국인 인력을 알선하거나 농가들이 이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D농산 대표는 "요즘 같아서는 해외에 직접 가서 외국 노동자를 모셔오고 싶은 심정"이라며 "원주시도 동남아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어 인력 구하기에 적극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