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재정부 안도걸 제2차관(맨 오른쪽)은 지난 5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정책 간담회를 주재했다. 원주 기업체들은 정부가 먼저 나서서 공공시장 영역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도걸 기재부 제2차관 원주서 정책 간담회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67% 매출 10억 원 미만
산업계 "공공 섹터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 주문
안 차관 "개인 맞춤 돌봄·의료서비스 재정투자 집중"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2020년 1천525억 달러(185조 원)를 기록한 세계시장 규모는 2027년이면 5천88억 달러(616조 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2018년 1조9천억 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이듬해에 6조4천257억 원(238%↑)으로 껑충 뛰었다.

산업은 성장하지만 국내 업체 상당수는 아직 영세한 수준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8월 25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363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난 것. 전체 업체의 67%는 한 해 매출이 채 10억 원을 넘기지 못했고 14%는 매출 발생 이전 상태였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5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비롯해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들이 머리를 맞댄 것. 이 자리에는 원주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들도 참석해 국내 시장 활성화 방안을 건의했다.

업체들은 정부 주도의 시장 확대를 주문했다. 공공 섹터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개방해 기업과 국민, 정부가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한 것. (주)메쥬 박정환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공공시장을 정부에서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 기획재정부 안도걸 제2차관(앞줄 왼쪽)은 지난 5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정책 간담회를 주재했다. 원주 기업체들은 정부가 먼저 나서서 공공시장 영역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메쥬는 초·중·고등학생 심전도 검사를 대표적인 예로 제시했다. 학생들에게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면 어렸을 때 유병 인자를 발견할 수 있어서다. 과거엔 의사나 임상병리사가 무거운 의료기기를 옮겨 검사를 시행했는데, 요즘엔 가슴에 붙이는 패치 하나로 이를 대신할 수 있다고 했다.

박정환 대표는 "일본만 하더라도 전체 학생에게 검사를 시행해 2.5% 유병률을 발견했다"라며 "조기에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한 AI 분석 시장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인프라큐브 최창영 연구소장도 정부가 나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은 개인이나 공공의료 정보를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로 활용하는 것인데 지금은 정보 수집이나 활용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한 것.

최 소장은 "중소기업이 일반 개개인을 상대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기엔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며 "요즘에는 개인정보를 일일이 오픈하지 않아도 최신 기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획재정부 안도걸 제2차관(맨 오른쪽)은 지난 5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정책 간담회를 주재했다. 원주 기업체들은 정부가 먼저 나서서 공공시장 영역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정책역량 집중"
이에 대해 안도걸 차관은 비대면·개인 맞춤형 돌봄·의료서비스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재정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고령층 등 취약계층 돌봄·의료 사각지대가 증가하고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한 감염병 환자 관리 공백 사태가 잇따르면서 공공복지·의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이를 위해 IoT(사물인터넷)에 기반한 어르신 돌봄서비스와 만성질환 위험군 대상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에 323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분산된 보건의료 데이터를 통합·연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과 빅데이터 활용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 실증 사업(232억 원)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병원이 보유한 의료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병원 모델 보급·확산에도 235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차관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디지털 역량을 의료·돌봄 서비스 분야에 활용함으로써 비대면 환자진단, 치료, 돌봄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원주의료기기 클러스터처럼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재정적·제도적 지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