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국내 최초로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처음 사업화했다. 토스 홈페이지 캡쳐.

열악한 강원도 벤처창업 생태계
도내 벤처기업 748개, 전국 3만8천225개의 1.96%
창업교육·자금조달 지원 미흡해 대다수가 '독자창업'
전문가들 "벤처창업에 대한 친화적 사회분위기 절실"

첨단 기술과 혁신 아이디어를 무기로 사업에 뛰어드는 중소기업을 벤처기업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연구개발형 기업, 기술집약형 기업, 모험기업 등으로 불린다. 위험성은 크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기대수익을 낼 수 있어 매력적이란 평가가 많다.

국내 벤처창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토스'가 꼽힌다. 토스는 국내 최초로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처음 사업화했다. 사업기획안 작성부터 자금조달, 판로개척 등 사관학교에서 배운 실질적인 교육이 사업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지금은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토스 같은 벤처기업이 원주에서도 나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벤처창업 생태계가 열악하기 때문. 중소기업 법인 설립률은 전국 평균을 앞지르는 데 기술창업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일례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도내 신설법인 수는 1천548개였다. 4년이 지난 2019년에는 2천71개로 무려 33.8%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신설법인이 19.7%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가파른 성장률이다. 그런데 도내 벤처기업은 2020년 748개(8월 기준)로 전국 3만8천225개의 1.96%에 지나지 않는다. 원주가 231개(33.2%)로 도내에서 기업이 가장 많지만, 전국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 벤처기업 참고 이미지 (사진: 아이클릭아트)

벤처창업이 부진한 이유는 양질의 생태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다. (사)벤처기업협회과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도내에서 벤처창업자가 독자적으로 창업한 비율은 73%나 됐다. 이는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체계적으로 창업 절차를 밟은 비율(27%)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였다. 전문적인 창업 교육을 받은 비율도 극히 낮았다. 전체 창업자의 83.5%가 창업과 관련된 교육 수강 경험이 전혀 없었던 것. 창업 교육을 받은 사람은 고작 16.5%에 불과했다. 

산업연구원 양현봉 박사는 "강원도는 벤처창업 저변이 취약하고 체계적인 창업 교육이 미흡하다"며 "창업 준비기간도 평균 9.3개월로 전국에 비해 낮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벤처창업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자금 조달 문제에서도 원주에선 정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규 자금조달 방법으로 도내 벤처창업가들이 정부지원금(79.5%)과 은행 대출(15.7%)을 주로 의존하기 때문. 

수도권은 정부지원금 의존 비율(63.5%)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에 은행(25.9%), 벤처캐피탈(3.8%), 기업공개(0.2%)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창업하고 있다. 양현봉 박사는 "벤처창업에 대한 친화적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벤처창업 지원 대책, 벤처창업자금 투자 지원 등의 생태계를 갖추는 것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지난 30일 열린 강원형 벤처펀드 투자설명회에서 올해 추진할 벤처투자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공공기관과 연계한 600억 원대 뉴딜 벤처펀드 조성 ▷도내 28개 사에 151억 원 투자 ▷향후 5년간 398억 원 투자로 벤처기업 425개 육성 등을 진행하겠다고 한 것. 

최기용 강원도 경제진흥국장은 "작년에 조성된 256억 원 규모의 강원형 벤처펀드와 올해 추가 조성 계획인 강원뉴딜 벤처펀드를 통해 도내 기업에 더 많은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