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임업직불제 첫 시행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연간 221조에 달한다. 하지만, 2020년 임가 당 평균 소득은 3천700만 원으로 농가의 82%, 어가의 70%에 불과하다. 임업인 소득이 농·어업인보다 낮은 것은 규제가 엄격해서다.

정부는 법과 규정으로 산림에 대한 공익적 가치를 엄격히 보호하고 있다. 산지 소유자임에도 벌채와 개발 등을 맘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임업인은 산림의 공익적 혜택을 온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은 수많은 피해를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농·수산업과는 달리 임업 분야에서 공익직불제가 도입되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임업인들 상당수가 정부 규제로 재산권 행사를 못함에도 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임업인들을 중심으로 직불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2020년 정진석, 서삼석, 윤재갑 국회의원 발의로 '임업·산림 공익기능 증진을 위한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작년 11월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올해 10월부터는 임업인도 직불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임업인의 소득안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게 된 것이다. 농업인이 받는 공익직불금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매년 일정 금액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원주에서도 수백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업직불금 구분과 지급 대상
임업직불금은 임산물 생산업 직불금과 육림업 직불금으로 나뉘어 제공된다. 임산물 생산업 직불금은 다시 소규모 임가 직불금과 면적직불금으로 구분된다. 소규모 임가 직불금은 0.1㏊에서 0.5㏊ 내의 소규모 산지에서 임산물을 생산하는 임가가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영세 임가의 소득안정을 위해 면적과 상관없이 12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단 ▷임가 구성원의 소유산지 면적 합이 1.55㏊ 미만 ▷직불금 신청 직전 3년간 농촌에 거주하거나 영농 종사 ▷지급대상자 농외소득이 2천만 원 미만 ▷임가 구성원 농외소득 합이 4천500만 원 미만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면적직불금은 소규모 임가 직불금 지급 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면서 특정 기준을 충족할 때 지급된다. 가령 농업 외 종합소득금액이 3천700만 원 미만이고 0.5~30㏊(법인 5~50㏊) 산지에서 임산물을 생산하면 직불금을 받을 수 있다. 특별히 정부는 생산 면적이 커질수록 지급단가가 적어지는 '역진적 단가'를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생산 면적이 0.1∼2㏊인 경우 1㏊당 94만 원, 2~6㏊일 경우 1㏊당 82만 원, 6~30㏊는 1㏊당 70만 원가량을 지급할 예정인 것. 가령 임산물 생산업 규모가 10㏊이면 796만 원(94만 원×2㏊+82만 원×4㏊+70만 원×4㏊) 정도가 지급된다.

육림업 직불금 지급 대상은 신청년도 직전 10년 이내 조림, 숲가꾸기 등의 육림 실적이 있는 3~30㏊ 규모의 산지다. 대상 산지를 소유(또는 입목등기)하고 육림업에 종사하는 임업인(농업법인)이면서 농업 외 종합소득금액이 3천700만 원 미만이면 받을 수 있다.

직불금 단가는 3~10㏊의 경우 1㏊당 62만 원, 10~20㏊는 1㏊당 47만 원, 20~30㏊는 1㏊당 32만 원가량이다. 예를 들어 20㏊를 경영하는 경우 1천90만 원(62만 원×10만 원+47만 원×10만 원)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직불금을 받으려면 늦어도 5월까지는 임업경영체 등록을 반드시 마쳐야 한다. 이 시기를 놓쳐 올해 9월까지 임업경영체를 등록하면 내년에 직불금이 지급된다. 9월 이후에는 임업경영체에 등록해도 임업직불금을 받을 수 없다. 경영체 등록은 원주혁신도시에 있는 북부지방산림청이나 정부24 홈페이지 등에서 할 수 있다. 

원주, 최대 500여 명 지급 대상
원주에서는 원주시산림조합 소속 조합원 수백 명이 수령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원주시산림조합에 등록된 조합원은 2천300여 명. 조합 측은 300명에서 500명가량이 임업경영체 등록을 신청할 것으로 추산했다.

원주시산림조합 조두형 조합장은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살리면서 임업인 소득을 보장해주는 임업직불제가 시행되어서 다행"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산림소득과 연계되어 임업발전에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산림조합은 산림경영계획서 작성 대행은 물론 임업경영체 등록 지원을 하고 있다. 조합에 상담을 의뢰하면 현장과 시대 흐름에 맞게 산림을 경영하는 기술 지도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산림소유자가 희망하는 방향으로 산림이 경영될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해준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