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한 군부대가 LPG 공급업체에 특수계약조건을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은 것은 위법·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원회가 시정 권고를 내렸다. 원주에 소재한 A부대는 경기 남부와 서울지역 군부대 LPG 공급계약 공모가 두 차례 유찰되자 부대에 LPG를 공급하던 B업체와 수의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B업체는 특수계약조건에 따라 이전 공급업체의 충전 탱크와 공급설비를 계약 규모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인수했다. 문제는 B업체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A부대가 C업체와 LPG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했다.

C업체는 공급설비 인수 대금의 일부만 인정하고, 새로 설치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며 특수계약조건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A부대는 C업체에 공급설비를 구매하도록 요청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공급설비 인수인계 문제는 B업체와 C업체가 합의 또는 소송을 통해 해결하라는 입장이었다.

그러자 10억 원 넘는 피해를 입게 된 B업체는 “A부대가 이를 방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 부여 등 불필요한 의혹을 유발하고 있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계약 당사자가 일정한 형식에 의해 미리 마련한 특수계약조건은 계약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수계약조건에 따르면 7일 안에 공급설비를 인수하지 않으면 계약을 무효로 하게 돼 있었다. 또한, 새로운 공모를 통해 사업자가 모집되기 전까지 B업체가 LPG 공급계약을 책임지게 돼 있었으며, 공급설비에 대한 감가상각비율도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었다.

국민권익위는 A부대가 계약 일부인 특수계약조건을 공급업체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해 불필요한 특혜의혹을 야기했고, B업체의 피해를 방관한 것으로 봤다. 이에 피해 구제 방안을 마련하도록 A부대에 시정권고하는 한편 특수계약조건 운영 전반에 대해 조사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상급부대에 의견표명 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다수에게 적용되는 특수계약조건을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면서 “이번 결정이 피해 기업 구제와 함께 군이 수행하는 각종 계약에 있어 신뢰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