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간 원주시 발전을 저해했던 태장2동 캠프롱.

우산동 1군수지원사령부 및 예하 5개 부대의 호저면 만종리 이전이 확정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 2011년 원주시와 국방부가 이전 기본합의각서를 체결한 뒤 첫 삽을 뜨기까지도 10년이나 걸렸다. 기피시설인 군부대 이전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지정면 간현유격장, 흥업면 매지사격장, 판부면 신촌사격장·서곡사격장 등 군부대 4곳의 통합 이전도 난항을 겪고 있다. 간현유격장은 간현관광지 종합관광개발사업에 따라 원주시가 국방부에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매지·신촌·서곡사격장은 사격장 주변 주민들의 소음 피해 및 총기 오발 사고를 우려한 민원으로 원주시에서 국방부에 이전을 요청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이전할 장소와 이전 방식 등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원주시에 요구했다. 이에 원주시는 2019년 6월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으나 이듬해 8월 중지했다. 군부대 4곳이 통합 이전할 광활한 장소를 물색하다 보니 국방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인 산림청, 환경부 등과 협의가 원만치 않았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전했다.

1년 6개월에 걸친 협의를 거쳐 원주시는 최근 군사시설 이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안 용역을 재개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이전할 장소를 결정하고, 이전 방식이 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난항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전 예정지역 주민들이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이 극히 낮아서다.

2017년 원주시는 통합 사격장을 유치하는 지역에 30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고, 공모를 했다. 당시 소초면 의관리에서 단독 응모해 선정됐으나 의관리와 인접한 제8전투비행단에서 제동을 걸었다. 통합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한 뒤 잔탄을 확인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격발하거나 도비탄으로 인해 공군부대로 이·착륙하는 전투기가 저격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의관리 주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소음 피해 발생은 물론 인센티브가 일부 주민에 국한될 수 있다는 논란으로, 주민들 간 언성이 오갔다고 한다. 당시엔 매지·신촌·서곡사격장을 통합 이전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엔 간현유격장까지 포함돼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전 방식도 문제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건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원주시에서 이전 예정지역 땅을 매입하고 군부대를 건립해 국방부에 제공하고, 현재 군부대 터를 원주시가 넘겨받는 방식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검토 결과 원주시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업비가 드는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이전 장소 선정과 이전 방식 모두 원주시로서는 난관이다. 이에 기부 대 양여 방식이 아닌 국방부가 직접사업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국방부 사업을 원주시에서 대행해온 셈이기 때문이다.

군부대 주변 주민들은 국방부를 향해 목이 쉬도록 이전을 요청해 왔지만 이들의 민원은 국방부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자 주민들이 군부대 이전 민원을 원주시에 요청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국방부가 직접사업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군수지원사령부와 예하 부대 및 캠프롱, 국군병원 등 도심 내 군사시설이 수십 년간 원주시 발전을 저해해왔다는 점에서도 이번엔 국방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