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열린 두바이국제의료기기전시회.

수출 13.9%에서 7.8%로 감소

국내·외 의료기기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는데 지역 의료기기 산업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영국 리서치 전문기관 BMI Espicom에 의하면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0년 4천458억 달러(550조2천63억 원)에 달한다. 2018년 3천765억 달러(464조6천10억 원)와 비교해 693억 달러(약 85조5천억 원) 늘어난 것. 인구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매년 5.8%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도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7조2천794억 원에 달했던 생산액은 이듬해 10조1천357억 원으로 3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출도 37억1천만 달러(4조5천577억 원)에서 66억3천658만 달러(8조1천530억 원)로 78.9% 증가했다. 매년 만성적자를 기록하던 무역수지도 2020년 들어 흑자 전환했다.

원주의료기기 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바이러스 진단키트나 모니터링 의료기기가 급성장했다"며 "SD바이오센서 매출은 2019년에 737억 원에 불과했는데 2020년 1조6천862억 원, 지난해 2조9천314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이처럼 커진 것은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 때문이다. 씨젠, 에드시바이오센서, 수젠텍, 바이오니아 등이 진단키트로 수혜를 누렸고 삼성전자, 디알젬, 뷰웍스 등은 환자 감시·진단기기 등으로 매출이 급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사용되는 고위험성감염체유전자·면역검사시약 생산은 2019년 대비 2020년 1천991%, 수출도 2천130%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에도 강원 의료기기 산업은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강원도 의료기기 생산액은 6천423억 원, 수출액은 5억1천600만 달러(6천339억 원)를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해 의료기기 생산액은 608억 원 감소했고 수출액은 큰 차이가 없었다. 전국 의료기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생산액 비중도 2019년 9.7%에서 이듬해 6.3%로 줄었다. 수출액은 13.9%에서 7.8%로 감소했다.

원주의료기기 산업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도 남부, 충북에 있는 코로나 관련 기업들의 성장이 눈부셨다"며 "상대적으로 강원도 성장세는 둔화됐으나 아직도 우리 지역에는 유수한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도내 의료기기산업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의료기기 부족 사태를 잘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원주에는 코로나19 진단 시약이나 키트, 환자 감시장치 등을 생산하는 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선거 당선자는 강원도 산업 체질을 첨단 디지털·데이터에 기반한 미래산업으로 재편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지난달 16일 원주 문화의거리 유세 현장에서도 "지금의 데이터 기술을 가지고 소득을 올리고 생산성을 높이는 산업고도화를 이뤄낼 수 있다"며 "원주를 헬스케어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원주가 추진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표명한 것. 이에 따라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중점 육성하는 원주에 어떠한 정책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