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엠바이오는 닥나무 부산물과 원액을 이용, 차(茶), 비누, 즉석식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닥나무 부산물로 식품·화장품 제조
환경 살리고 국산닥나무 재배 촉

한지 제작과정에서 파생되는 닥나무 부산물로 식품과 화장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우리 지역 한 스타트업이 환경부 사업에 선정돼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 환경오염을 막고 닥나무 활용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코스타트업 지원사업은 녹색산업분야 창업과 성장을 돕는 환경부 지원프로그램으로 선정되면 6개월간 최대 5천만 원의 사업 자금을 받을 수 있다. 소초면 피엠바이오(대표: 송종국)는 닥나무 가공 시 폐기되던 부산물로 공산품을 만들어 에코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다. 

송종국 대표는 "닥나무로 한지를 만들려면 가지는 잘라내고 몸통은 삶아 껍질을 벗겨내야 한다"며 "부산물은 모두 태워 땅에 묻어야 하는데 우리는 닥나무차, 비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닥나무 가지는 잘게 잘라 로스팅 과정을 거쳐 작은 티백에 담는다. 닥나무 성분이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식품 제조에 십분 활용했다. 132억 달러가 넘는 세계 차(tea) 시장에서 뛰어난 맛과 건강 성분으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햇반 원료로도 사용하고 있다. 닥나무를 삶을 때 발생하는 수증기를 포집해 햇반에 넣고 있는 것. 닥나무 원액은 소화를 돕고 당뇨 조절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미백 기능도 탁월해 세안용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지역 일부 공방 등에서는 비누를 만드는 과정에서 닥나무 원액을 투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아직은 스타트업 수준이어서 주로 화장품 원료 등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납품하고 있다"며 "사업이 정상 궤도에 안착하면 독자 브랜드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닥나무 산업화는 원주 한지 산업의 부흥을 이끄는 열쇠로 평가받고 있다. 1980년대만 해도 원주엔 십여 개의 한지 공장이 가동됐다. 전국 최고로 인정받는 원주산 닥나무를 이용해 한지를 제작했던 것.

지금은 저렴한 중국산 닥나무가 시장을 지배해 한지 공장이 두 곳에 불과하다. 피엠바이오가 닥나무를 활용해 화장품, 식품 등을 만드는 것도 원주 한지 산업의 재건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