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원주문화원이 최근 회원 수가 급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원주문화원 신축원사 개원식.

원장선거 겨냥 사전작업…투표권 확보 경쟁 의혹

올해 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원주문화원이 또 다시 구설에 휘말렸다. 회원 수가 갑자기 급증하면서 4년 전처럼 원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예정자들의 사전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문화원 사무국이 이사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문화원 회원은 지난달 19일 기준 420명이다. 지난해 8월 31일까지 150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5개월 만에 300여 명 가까이 늘어났다. 이 기간 탈퇴 회원은 12명, 신규 가입한 회원은 무려 282명으로 신규 회원이 기존 회원의 두 배에 이른다.

이를 두고 문화원 안팎에서는 올 가을 예정된 원장 선거를 대비한 출마예정자들의 세불리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문화원 규정에 따라 문화원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위한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회원으로 등록하면 되기 때문이다.

과거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가장 최근 원장 선거를 치른 지난 2018년에도 4월까지 386명이었던 회원 수가 3개월 후인 7월에는 1천48명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신규 가입한 회원 대부분이 선거 후에는 밀물처럼 빠져나가 버리면서 4년 주기로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아직 누가 출마할 지도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나타난 회원 증가는 시작일 뿐"이라며 "선거 전까지 회원 수가 1천여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문화원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을뿐 아니라 문화원의 위상을 스스로 실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 "신규 가입한 회원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원장 선거를 겨냥한 무더기 회원 가입이란 지탄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오죽하면 문화원 연회비 3만 원이 원장 선거 투표 한 장 값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겠느냐"고 한탄했다. 이 관계자는 또 "4년 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리입회와 회비 대납을 막기 위해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만 회원 가입을 인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문화원 이사들 사이에서도 별도 규정을 두더라도 이 같은 문제가 재현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 이사는 "문화원장은 문화원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문화계를 대표하는 자리"라면서 "문화원 회원 외에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투표에 반영하거나 투표권 행사 자격을 보다 강화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B 이사도 "이 같은 상황에서는 누가 문화원장으로 선출되더라도 지역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있을 운영위원회에서 개선을 위한 분명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주문화원은 오는 6월 중 이사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9월 임시총회를 열어 제20대 문화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투표권을 가진 제적회원 중 위임장 제출을 포함, 과반수 이상이 참석해야 성원이 되며 다득표자가 당선된다. 임기는 4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