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당뇨병 초기증상'으로 검색해 보면 소변을 자주 본다, 갈증을 자주 느낀다, 체중이 늘거나 줄어든다, 염증이 잘 생기고 없어지지 않는다, 눈 건강이 나빠진다, 쉬어도 계속 피곤하다, 피부가 가렵다고 나온다. 

 하지만 이는 초기 보다 당뇨병이 많이 진행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실제 당뇨병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특히 40세 이후 시작되는 제2형 당뇨병은 초기에 존재를 알아내기가 더욱 어렵다. 정상인의 혈당은 공복 상태에서 80mg%~90mg% 이고, 식사를 하고 나면 서서히 상승해 식사 후 2시간 경에 가장 높은 120mg% 정도를 유지하다가 4시간이 지나면 100mg% 이하로 떨어진다. 

 당뇨병이 시작하면 일반적으로 내당능 장애가 먼저 나타나는데 이 현상은 공복 혈당은 100mg%이하로 유지되고 있으나 식사 후 혈당 상승하는 것으로 140 mg%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을 말하며 당뇨 전 단계라고 표현한다. 이 시기에는 당뇨병과 관계된 증상은 전혀 없다.

 내당능 장애가 진행하여 공복 혈당이 100mg%~120mg% 이고 식후 2시간 혈당이 140mg%~200mg%이면 당뇨병 초기 단계로 판단해야 하는데 이 시기 역시 당뇨병과 관계된 증상은 전혀 없다. 소변 검사에서 뇨당이 검출이 되는 것은 혈당이 180mg% 이상이어야 가능하므로 이 시기에는 소변 검사에서 당뇨병을 의심하기는 어렵다. 공복 혈당이 126mg% 이상이고 식후 2시간 혈당이 200mg%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뇨 전 단계와 달리 이 시기부터는 운동요법과 식이요법만으로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다. 즉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혈당조절이 잘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역시 당뇨병과 관계된 증상은 피로감 이외에는 거의 없다. 

 소변이 많이 나오고 물이 많이 먹힌다는 소위 다음다뇨(多飮多尿) 증상은 식후 혈당이 300mg% 이상인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체중이 3Kg 이상 줄었다는 증상은 식후 혈당이 400mg% 이상인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시행하는 국가 건강 1차 검진은 공복 혈당을 측정하므로 당뇨 전단계 혹은 초기 당뇨병을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거나 과 체중인 분들은 40세 이후에는 식사 후 혈당을 자주 측정해 보는 것이 좋다.

이성우 이성우내과 원장 의학박사/ 내과 전문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