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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향교"

김효열 원주향교 전교 김민호 기자l승인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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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이끌며 각종 현안 해결…원주향교 변화의 중심

원주향교는 고려 공민왕(1358년) 때 창건됐다. 조선 초 유교숭상 건국이념에 따라 유교 진흥의 요람으로 그 역할을 하면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이다. 임진왜란 때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선조(1603년) 때 대성전을 중수하고 그 후 다시 두 차례의 중수를 거쳐 갑오경장(1894년)까지 원주의 국립중등교육기관으로 역할을 했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수부향교지만 과거 원주향교를 향한 시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일부 전교와 장의들의 일탈로 전교를 선출할 때마다 마찰이 있었으며, 향교 재산을 놓고 법정다툼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시·도비를 지원받아 건립한 교육관 건물을 종교시설에 임대하면서 위상은 더 실추됐다.     

십수년 전만 해도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던 원주향교가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통해 과거와 달라진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시행한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역사공원 조성에 편입되는 원주향교 소유 부지를 원주시에 영구임대하고, 향교 진입도로에 편입되는 도로부지를 기부채납 하는 등 시민과 함께하는 모습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관리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교육관 역시 원주시에 기부채납, 3월 전통문화교육원 개원을 앞두고 있으며, 명륜1동행정복지센터 신축이 가능해진 것도 원주향교가 시세의 반값인 공시지가로 매도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원주향교를 이끌고 있는 김효열(70) 원주향교 전교는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경찰공무원 출신인 김 전교가 원주향교에 입문한 것은 지난 2008년. 경주김씨 원주시종친회 청년회장으로 경순왕 영정을 모신 경천묘 제례를 주관하다 제대로 봉행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결심을 한 것이 계기다. 창홀(唱笏)과 독축(讀祝)을 더 잘하고 싶어 당시 시민문화센터에 등록해 시조창을 배우기도 했다. 비교적 뒤늦게 향교에 입문한 그가 장의와 총무수석장의, 부전교를 연이어 맡게 된 것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적극성을 주변에서 높이 샀기 때문이다.

"이제는 유림도 관행과 관습에 굳어진 구태의연한
사고 불식하고 시민참여 유도해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2014년부터 4년간은 주변 인사들을 독려해 2~3개월씩 매주 서울 성균관 석전교육원을 오르내리며 보다 전문적인 공부를 했다. 덕분에 예절강사 2명에 불과했던 원주향교는 현재 성균관 제례위원 4명, 예절강사만 17명을 보유한 곳이 됐다.

전교에 취임한 이후에는 내부 화합을 최우선으로 삼고 먼저 자신의 권리부터 내려놓았다. 전교가 분향관을 도맡았던 매월 삭망 분향을 초하루는 전교와 부전교, 보름은 일반 장의들이 연령순으로 맡도록 변화를 꾀했다. 분향 후 끼리끼리 흩어진 참석자들이 이제는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함께하는 모습도 그의 리더십이 이루어낸 결과다. 전교 취임 이전 30여 명에 불과했던 장의가 지금은 74명으로 늘어난 배경이기도 하다.

2019년에는 유교제례의 꽃으로 불리는 '일무(佾舞)'를 도내 향교 최초로 재현, 원주향교의 위상을 높였다. 성균관조차 대학생들로 구성된 공연단을 초청, 일무를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향교에서 일무를 재현한 것은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유림의 수장인 손진우 성균관장이 원주향교 춘기석전에 참석, 원주향교 일무공연단을 높이 평가하고 부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교에 유임됐을 때는 단독으로 등록해 무투표 당선됐다. 원주향교에서 무투표 당선은 30여 년 만에 김 전교가 처음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향교를 만들겠다"는 그의 행보가 유림들 사이에서 그만큼 신뢰를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김 전교는 "이제는 유림도 관행과 관습에 굳어진 구태의연한 사고를 불식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도덕성 회복과 지방문화 활성화, 전통 문화 계승 발전에 앞장서면서 원주시민과 함께하는 원주향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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