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각류 일부.

4건 21점 자기·옥석류…조선 사대부 삶·죽음 투영

'북해 조종영 유물(이하 '유물')'이 지난 17일 강원도 유형문화재 193호(조종영 묘 출토유물 일괄·趙鐘永 墓 出土遺物 一括)로 지정됐다.

풍양 조씨 교리공파 후손인 연세대 환경공학부 조승연 교수가 2019년, 연세대 미래캠퍼스 원주박물관(이하 연세대 원주박물관)에 기증한 것들이다. 2000년 12월 풍양조씨 교리공파 선산 묘역 이장공사(경기 양평) 중 출토됐는데, 이를 조 교수가 수습했고 문중 소장을 거쳐 2019년 9월 24일 기증했다. 연세대 원주박물관은 유물의 학술·문화적 가치를 높게 평가, 올해 8월 시·도 지정문화재로 신청했다.

모두 조종영의 묘에서 발굴된 부장유물이다. 총 4건, 21점이 출토됐는데 조선 후기 이조판서를 지냈던 조종영이 실제로 소장·사용했던 자기, 옥석류이다. 18~19세기 고위 관직자의 지석과 부장품을 완결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시기 공직자의 삶과 죽음, 장례 문화 또한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 백자 발(왼쪽)과 백자 이조판서 명 합.

출토된 유물 4건 중 3건, 6점은 백자다. 은은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은 인상을 풍긴다. 나머지 1건, 15점은 석재 전각(도장)이다. 정육면체로 이뤄진 하부에는 측면에 양각과 음각으로 문자가 색인돼 있다. 도장마다 각기 다른 장식을 넣었는데 이를 통해 그 의미와 사용처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묘주의 소장품과 더불어 생전에 사용하였던 각종 전각류가 함께 출토된 것은 매우 희귀한 사례다. 조선 후기 고위 관직자로서 삶과 행적은 물론, 사대부로서 생애를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장례 문화와 절차, 형식을 손실 없이 보존하고 있으니 당대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일면도 이해할 수 있다. 

▲ 백자 조종영지석.

그중에서도 백자 조종영지석(白磁 趙鐘永誌石)에는 조종영 개인의 삶과 조선 후기 사회상이 드러나 있다. 지석의 제작과 매납법을 통해서도 조선 후기 매장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 연세대 원주박물관 관계자는 "해당 유물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공인받아 자랑스럽다"며 "조선 후기 역사·문화·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종영은 1771년(영조 47년)~1829년(순조 29년) 대의 인물로, 조선 후기 문신이다. 조선 후기 위세를 떨쳤던 풍양 조씨 본관의 후손이며, 부친은 경상도 관찰사를 역임한 조진택(趙鎭宅)이다. 1799년 과거에 급제한 조종영은 부교리·우승지를 역임한 뒤, 안주 목사를 거쳐 홍경래의 난을 진압하는 데 역할을 했다.

이후 황해도 관찰사, 한성부 참판, 경기도 관찰사를 거쳐 이조판서에 올랐다. 관직에 임명된 이후 주요 관심사는 경제 문제였고 전장제도와 백성들의 이해 문제 해결에 힘썼다. 사망 이후 시호는 충간(忠簡)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