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제정·운영 중인 ‘원주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및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가 지역업체 간 담합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사)한국규제학회에 의뢰해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제한적 조례·규칙 등에 대한 운영실태’를 파악한 뒤 이같이 지적하고 나섰다.

실태 파악 결과 원주시, 청주시, 경기도 등 21개 광역·기초자치단체는 지역건설협회로 하여금 과당경쟁을 방지하는 노력을 하도록 조례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시 조례에도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지역건설산업체의 책무를 규정한 제4조는 ‘지역건설산업체는 업체 간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각종 건설 부조리 근절과 부실설계 및 부실시공 방지 등 건전한 지역건설사업 정착을 위해 자구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관련 건설업 협회는 회원사가 건실한 업체로 육성·발전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가 지적한 건 과당경쟁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지자체가 건설업계에 자율규제 형성을 요구했다는 점이었다.

사업자단체에 의한 경쟁제한 행위의 빌미를 제공하고, 품질과 가격을 통한 능률경쟁 유인을 제거하며, 지역업체 간 담합을 조장하는 문제가 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공정위는 건설 분야, 전문자격사 분야 등 근거 법령에서 지역제한 근거가 없음에도 지자체 규정으로 지역제한을 두는 경우 인근 지자체도 자기 지역사업자 보호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시장을 협소한 지역시장으로 파편화하는 문제가 있어 향후 기업의 수익활동 기반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에 발굴한 경쟁제한적 조례·규칙에 대해 오는 2024년까지 관련 지자체와 협업해 개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