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장교회가 원주시 개방공유주차장 1호로 기록될 예정이다. 교회 주차장을 시민과 함께 사용하겠다며 원주시에 개방공유주차장을 신청한 것이다. 30면 넘는 주차장을 개방하기로 해 인근 주차난 해소에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장교회 주변은 차량 통행량이 많기로 원주에서 첫손 꼽힌다.

 도로에 불법 주정차가 한 대라도 서 있으면 병목현상으로 인한 차량 지·정체로 운전자들이 애를 먹는다. 불법 주정차 단속을 피해 차량은 골목길로 숨어들고, 이로 인해 골목길 혼잡은 물론 교통사고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태장교회가 월∼목요일은 24시간, 금·일요일에도 시간을 정해 시민에게 주차장을 개방하기로 했으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주변과 공생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명륜감리교회가 이미 개방하고 있는 주차면은 무려 128면이다. 제일감리교회는 원주시에 개방공유주차장을 신청하지 않고,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시민과 주차장을 공유하자는 취지에 공감했다고 한다. 제일감리교회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이곳도 주차난을 해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원주시의회 주차관리개선특별위원회에서 제안했던 개방공유주차장이 차츰 열매를 맺고 있다. 주차관리개선특위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활동하면서 주차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원주시에 제안했다. 공영주차장 확충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원일로나 중앙로에 공영주차장을 신설하려면 땅값이 워낙 비싸 1면 당 1억 원가량 든다. 주차관리개선특위는 공영주차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주차난 해소를 고민했고, 그중 개방공유주차장은 단연 돋보였다. 종교시설, 아파트, 학교 등의 부설주차장을 공유하자는 개념이다.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주차관리개선특위는 주차장을 개방할 경우 주차장 시설 개선비용을 원주시에서 지원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첫 성과가 태장교회와 제일감리교회였다. 태장교회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24시간 개방하기로 한 건 이때 주차장 사용빈도가 낮기 때문이다. 태장교회뿐만 아니라 대다수 종교시설이 상황은 비슷할 것이다. 아파트도 입주민들이 출근하고 나면 주차장이 텅텅 빈다. 학교 주차장은 야간에 비어있다. 모르는 사람들이 주차장을 드나드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주저할 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주시가 지원하는 시설 개선비용으로 주차장 차단기를 설치하고, CCTV를 설치해 방호한다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관건은 구성원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다. 주차난은 운전자 모두가 겪고 있는 모두의 문제이다. 때문에 더불어 사는 모두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개방공유주차장을 원주시가 처음 시도하는 건 아니다. 몇몇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걸 벤치마킹했다. 기왕이면 원주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활발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주차난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 문화를 발현하는 길이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