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동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원주민 이주가 한창인 가운데 대형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ㅇ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 이전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주민들은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원인동 재개발 지구 3곳 중 다박골과 남산 지구가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올리면서 올해 말까지 원주민 이전이 한창 진행 중이다. 매일 여러 가구가 이사를 가면서 텅 빈 집이 눈에 띠게 늘었다. 그렇게 사람들이 떠난 빈 자리는 대형 폐기물로 채워졌다. 마을을 떠나는 원주민들이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갔기 때문이다. 

재개발 지역을 떠나는 원주민들은 이전 시 내부 가전·가구 등 생활폐기물을 모두 처리해야 한다. 재개발 조합에서 이를 확인하고 이주비를 정산하기 때문이다. 대형 폐기물 처리를 위해서는 미리 수거 신청 후 집 앞에 내놔야 하지만,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은 이러한 절차 없이 집 앞과 골목 곳곳에 폐기물을 그대로 두고 떠난다.

밥상이나 주방식기 등의 소가구부터 악기, 냉장고, 변기, 장롱까지 아무렇게 버리고 가다 보니 남아 있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미관 저해는 물론, 통행 불편까지 겪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나래지구에 거주하는 A 씨는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되면서 한 두 사람이 이렇게 버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이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폐기물을 정상 처리하지 않고 불법 투기하고 있다"며 "아직 이전하지 못하고 마을에 남아 있는 주민도 있는데 미관상도 보기 좋지 않고, 부피가 큰 쓰레기들은 통행에 불편함을 준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재개발조합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CCTV를 설치해 단속하고, 이주를 앞둔 원주민들에게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할 것을 당부하고 있지만, 몰래 버리고 떠나는 사람들까지 관리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박골지구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조합에서는 건축 페기물 처리만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 폐기물은 이전하는 원주민이 모두 처리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며 "앞으로 이전을 앞둔 원주민들에게는 폐기물 처리 의무에 대해 강력히 당부하겠다"고 전했다. 

결국, 주민들이 민원이 늘어나자 세금을 투입해 대형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희망일자리 인력을 활용해 폐기물을 치우고 있으며, 매주 폐기물 업체를 불러 수거하도록 하고 있다. 원인동행정복지센터에서도 불법 투기를 적발해 벌금을 부과하려고 하지만, CCTV만으로는 식별이 힘들어 적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인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재개발 사업으로 이전이 계속되면서 불법 투기 사례가 당연한 듯 지속될까 염려스럽다"며 "합당한 절차를 통한 폐기물 처리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