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극장에서 오는 9일부터 3일간 상영회가 열린다. 원주영상미디어센터 '필름클래스-영사기조립반'에 참여한 수강생과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영사기를 설치하고, 3편의 추억의 명작을 상영할 계획이다.

추억의 영상기로 ‘걸어도 걸어도’ 등 필름영화 3편 상영

원주의 '시네마 천국' 아카데미극장의 문이 다시 열린다. 지난해 11월 '안녕 아카데미(Hello Academy)' 개최 이후 1년 만이다. 

사회적협동조합 모두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매일 오후7시30분 아카데미극장에서 'FILM FILM FILM'이란 이름으로 상영회를 개최한다. 지난달부터 원주영상미디어센터가 운영한 '필름클래스-영사기조립반'에 참여한 수강생과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영사기를 설치하고, 상영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2000년대 이후 영화관 상영시스템이 디지털영화로 전환되면서 영사기는 이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다. 현재 필름상영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전국에서 서울아트시네마, 광주극장 외에는 찾기 힘든 실정이다. 비록 단 3일간이지만 단관극장에서 꿈을 키워 온 '시네마 키드'들에게는 그 시절 그 방식 그대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이번 행사가 그저 반가울 뿐이다.

지난달 7일부터 5주간 진행된 '필름클래스-영사기조립반'은 50여 년간 영사기 제작과 수리를 하다 횡성 강림면으로 귀촌한 아트영사 김운석 대표가 주축이 되어 운영됐다. 아카데미극장 내 휴대용 35㎜ 영사기를 수리한 김민우 씨와 시공관에서 마지막까지 근무했던 이원재 영사기사도 힘을 보탰다.

추억 속 물건이 된 영사기를 자신의 손으로 조립해 상영까지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서 원주시민은 물론, 서울과 경기도 일산 등지에서까지 영화애호가와 현직 영사기사 등의 참여가 이어졌다는 게 원주영상미디어센터의 설명이다. 

이들이 조립하고 기름칠해 새 생명을 불어넣은 영사기가 9일부터 3일간 영화와 필름이라는 이름의 추억을 스크린 위에 띄운다. 9일, 잔잔한 이야기와 깊은 여운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가 그 시작을 알린다. 우리 시대 가족의 초상을 감독 특유의 섬세한 영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 지난달 7일부터 5주간 진행된 ‘필름클래스-영사기조립반’. 50여 년간 영사기 제작과 수리를 하다 횡성 강림면으로 귀촌한 아트영사 김운석 대표가 주축이 되어 운영됐다.

10일 상영작은 김지운 감독의 두 번째 장편연출작 '반칙왕'이다.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던 은행원이 우연히 프로레슬링을 배우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11일 마지막 상영작은 '엔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다.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작품으로 사회의 밑바닥에서 희망 없는 삶을 살던 이들에게 우연히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를 유쾌하게 담아냈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 장승완 위원장은 "필름만의 색감과 큰 스크린이 주는 영화적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기적으로 필름상영회를 개최해 영화문화확산의 계기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무료상영으로 SNS에서 '안녕 아카데미'를 검색하면 예매할 수 있다. 관람인원을 매회 50명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문의: 070-8825-0319(사회적협동조합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