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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론: 원주문화를 말하다

마을문화공동체 부활로 문화도시 만들기 성락윤 복합문화공간 '씨앗'대표l승인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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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10만 명 정도였던 원주시가 30만 명이 넘는 도시로 팽창했다. 80년대에는 장구 배울 곳도 없던 도시가 주민자치센터에서 문화강좌를 한다. 봉천내가 원주천이 되고 시루봉이 비로봉이 되었다

 최근 원주는 각종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원주복합문화교육센터 조성, 도시재생사업 등 구도심 재생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주를 어떤 도시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다. 사람을 속박하는 비인간적인 도시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사람 중심의 문화도시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뇌가 필요하다.

 문화도시란 지역의 문화예술과 자원을 결합한 산업을 발전시키고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적·친환경적 생활환경이 조성된 도시다. 이러한 문화도시 전략은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삶을 더 즐겁고 더 아름답고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원주는 과거보다 여건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도시개발로 각종 시설이 들어왔고 기반시설이 정비돼 삶의 환경이 좋아졌지만 이것만 가지고 문화도시가 됐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의 마음과 정서가 지역의 문화를 꽃피울 준비가 돼 있어야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문화도시의 출발은 물질적 풍요보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에 향수와 품위, 여유가 넘쳐나게 하고 우리의 문화가 도시의 자랑거리가 되게 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문화도시는 1980년대 유럽 도시들에서 시작했다. 그 당시 유럽 대부분의 도시들은 장기 불황 등으로 도시가 쇠락해 갔다. 그렇게 침체의 늪에 허덕이던 유럽 도시들은 도시를 살리려고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다 문화도시 만들게 된 것이다. 문화가 산업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발상이었다. 그것은 사고의 일대 전환이었고 산업자본주의에서 문화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시도이기도 했다.

 영국의 버밍엄은 철강산업으로 한때 세계의 금속공장이라는 지위를 가졌으나 경기침체와 환경파괴 등으로 도시가 쇠퇴하자 버밍엄을 사람중심의 문화도시로 만드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중심 시가지를 보행자 우선 거리와 문화공간으로 만들었고, 특히 사용하지 않는 생산 공장을 개조해 예술 창조공간으로 전환시키는 사업들을 꾸준히 전개했다. 이로 인해 예술과 미디어 구역이 탄생하는 새 지평을 열었다.

 유럽의 성공 사례를 원주에 수평적으로 도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와 전통이 다르고 서로 처해져있는 제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원주가 개발 중심의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문화라는 거대 아이콘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도시의 문화는 곧 도시의 품격과 직결되는 말이다. 단순히 도시에 문화 시설이 많다 해서, 문화 행사가 많다 해서 문화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새로운 희망이 필요하며 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사업 추진이 요구된다.

 앞으로 해야 할 것은 원주의 강점을 살리면서 차별화되는 지역문화의 요소를 찾아내고 가꿔가는 일이다. 그리고 주민의 창의성을 확산해 나가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의식이 선행되고 자발적 참여와 열정이 있어야 한다. 또한, 행정의 올바른 판단과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제 원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공동체문화의 복원으로 공동체문화 없는 공동체경제활동의 모순을 타고 넘어야 한다. 작은 우리 개개인은 큰 것의 개체가 아닌 소우주 그 자체다. 한 그루 나무부터 생기고 자라나야 숲을 이룬다. 하나(나, 가족, 벗)에게 가능성을 읽지 못하면 공동체로 나아가지 못한다. 지금 공동체운동의 좌절은 '하나의 무망'에서 비롯된다. 남 잘 되는 꼴을 봐주고 서로 도와 주고 공동체적 성과로 확인해야 한다.

 기초공동체, 마을공동체, 지역공동체, 경제공동체의 공동체문화를 살려내야 사람 중심의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다.

 국가는 망해도 지역공동체는 영원하다. 국가 이전에 마을이 있었음을 상기하며 마을은 인간이 인간관계에서 최선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단위이다. 이 행복의 최선 단위를 살리고 국가폭력과 자본폭력에도 사라지지 않는 오랜 미래의 마을공동체문화를 함께 만들자. 

 삶의 흔적을 중시하고 삶의 터를 가꾸고 정비해 쾌적한 도시, 매력적인 도시 즉 사람 중심의 문화도시가 꽃피우길 기대한다.


성락윤 복합문화공간 '씨앗'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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