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현수막 재활용하고 있는 명륜2동 마을공동체 '현수야 놀자'.

명륜2동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폐현수막 사업이 업사이클링의 모범이 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보호 활동을 통한 수익창출로 이웃돕기까지 실천하는 사업이 되면서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높아졌다.

명륜2동 주민들은 올해 마을공모사업으로 마을공동체 '현수야 놀자' 사업을 신청했다. 지난 2016년 폐현수막의 나무막대로 얼레를 만들어 연날리기 대회를 개최한 것을 계기로 2019년에는 폐현수막 천을 활용해 마대, 장바구니, 앞치마 등을 만들며 본격적인 재활용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불법 현수막 수거 후, 이를 처리하고 소각하는데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자 생각해낸 명륜2동새마을회의 아이디어였다. 하루 평균 10개 이상, 한 달이면 300~400개 넘게 수거되는 폐현수막의 활용도를 고민하다 환경 보호를 위한 재사용과 불우이웃돕기 후원금까지 마련할 수 있는 재활용 제품 판매를 기획했다.

장바구니는 지역 마트나 주민들에게 배포하기도 하고, 아파트 단지에 재활용 수거 마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전달하면서 사업을 홍보하자 저렴한 가격과 환경보호라는 뜻에 공감한 사람들의 수요가 이어졌다. 명륜2동 내 많은 아파트에서 재활용 마대를 주문해 사용하고 있으며, 약국 등에서는 용도에 맞는 맞춤형 장바구니를 제작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폐현수막 재활용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마을공동체 주민들은 평일 오전시간이면 매일 나와 제품을 만들고 있다. 새마을회 사업으로 시작했던 게 이제는 지역 주민 누구나 참여해 재능기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재봉틀을 기부하거나, 수거한 폐현수막을 가져다 주기도 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렇게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사용된다. 지난해 7월 수익금 114만 원을 시민서로돕기천사운동 후원금으로 기부한 데 이어 올해 모인 수익금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황종훈 대표는 "폐현수막 소각 및 매립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며 "마을공동체 사업에 동참하면서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높아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사회적기업 활성화 단체 SRU에서 현수야놀자 작업 현장을 방문해 폐현수막 재활용 제품 만들기를 체험했다. SRU는 사회적기업 활성화와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는 학생단체다. 버려지는 현수막을 모아 재활용하는 '현수야 놀자'의 활동 취지에 공감해 재활용 과정을 견학하고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마을공동체 '현수야 놀자'는 폐현수막에 이어 아이스팩을 재사용한 비누 만들기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자원 재활용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