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임대인 甲은 임차인 乙과 체결한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의 기간이 만료될 즈음 乙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자, 계약기간 중 종전에 乙이 3개월분의 차임을 연체한 후 최근 비로소 연체된 차임 1개월분만 지급하였을뿐 갱신요구 당시에도 여전히 2개월분의 차임이 연체된 상태임을 들어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고 계약종료시 임차보증금의 반환과 동시에 임차목적물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乙은 甲의 요구에 응하여 임차목적물인 상가건물을 인도하여야 할까?

 A.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동법'이라 합니다) ① 제10조의 8은 임대인이 차임연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요건을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라고 규정한 반면, ② 동법 제10조 제1항 제1호는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만료를 앞두고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로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어 위와 같이 문언을 달리 규정하고 있는 이유 및 구체적인 적용면에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 법 제10조의 8은 이른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편면적 강행규정으로 차임연체로 인한 계약의 해지를 엄격하게 규정하여 반드시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할 것을 요구하는 것임에 반하여, 위 법 제10조 제1항 제1호는 임대차계약 관계는 당사자 사이의 신뢰를 기초로 하므로 종전 임대차기간에 차임을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에까지 임차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계약관계가 연장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므로 계약의 해지요건과는 문언을 달리하여 위와 같이 규정된 것입니다.

 결국 위 규정들의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임대차기간 중 어느 때라도 차임이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된 사실이 있다면 그 임차인과의 계약관계 연장을 받아들여야 할 만큼의 신뢰는 깨어졌으므로 임대인은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반드시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에 3기분에 이르는 차임이 연체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58975 판결, 2021. 5. 13. 선고 2020다255429 판결)도 같은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사안의 경우 乙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에 연체한 차임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甲은 임대차기간 중에 차임을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한 사실이 있음을 이유로 乙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므로 乙은 甲의 요구에 응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