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와 원주교육지원청은 교육지원청 새 청사 부지로 단구근린공원을 검토하고 있다.

명륜동 원주교육지원청 청사는 1978년 신축됐다. 당시 원주시 인구는 12만6천여 명이었다. 관내 학교는 19곳이 있었고, 원주교육지원청 직원과 교사를 포함한 교육가족은 730명이었다.

2021년 현재 관내 학교는 94곳으로 당시보다 약 5배 늘었고, 원주교육지원청 교육가족은 5천 명이 넘는다. 원주시 인구는 35만6천 명을 넘어섰다.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교육행정 수요도 급증했다. 그러나 원주교육지원청 청사는 43년 전 지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강원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강원경제를 견인하고 있음에도 교육지원청 청사는 도내에서 가장 열악한 수준이다. 춘천교육지원청은 내년도에 신청사로 입주할 예정으로, 원주교육지원청과 비교해 신청사 규모는 2배가 넘는다.

강릉교육지원청은 원주교육지원청과 유사한 규모이지만 학생 수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학생 수가 원주시는 4만3천900여 명이지만 강릉시는 절반인 2만1천800여 명이다. 심지어 학생 수가 1만여 명에 불과한 속초양양교육지원청보다도 원주교육지원청의 규모가 작다.

도내에서 인구와 학생 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교육 관련 민원도 원주시가 가장 많다. 작년 1년간 지역별 교육지원청에 접수된 민원은 원주 5천866건, 춘천 3천612건, 강릉 2천512건, 속초양양 737건이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청사가 비좁아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쉽지 않다. 회의실 사용이 어려워 사무실 내 열린 공간에서 민원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주교육지원청에는 대회의실, 중회의실, 소회의실 등 회의실 3개가 있다. 지난해 회의실 사용횟수는 1천100회가 넘을 정도로 포화상태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부터 소회의실은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소회의실을 교과서 저장공간으로 사용하기로 해서다.

청사 리모델링 또는 신축 논의는 2017년부터 이어져 왔다. 애초 옛 학성초교를 리모델링할 계획이었으나 강원도교육청에서 반대했다. 옛 학성초교 규모가 커 교육지원청 부지로 적절치 않다는 이유였다. 현 청사를 헐고, 그 자리에 신청사를 짓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원주시에서 제동을 걸었다. 신청사를 지으려면 제2종일반주거지역인 현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야 하지만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불가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어 논의 중인 게 원주시립중앙도서관 맞은편인 단구근린공원과 옛 학성초교를 맞교환하는 것으로, 원주시와 원주교육지원청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단구근린공원 추정가가 옛 학성초교보다 약 50억 원 비싸 협상이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원주시 관계자는 “단구근린공원은 접근성이 좋아 교육지원청 부지로 제격”이라며 “그러나 원주시가 50억 원을 손해 보면서 맞교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열린 강원도의회 본회의에서 도정질문을 통해 원주교육지원청 청사 신축을 거론한 정유선 도의원은 “도정질문에서 민병희 교육감이 남은 임기 내에 첫 삽은 못 뜨더라도 신축계획은 수립하기로 약속했다”면서 “현재 상황에선 원주시의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