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청원학교.

청원학교가 재건축을 앞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학생 안전을 위한 공사 진입로부터 임시 교사동 문제까지 원만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도교육청은 내년 7월 원주청원학교 재건축을 추진한다. 청원학교 본동은 1985년 건립돼 시설 노후 등으로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휠체어 교행이 힘들 정도로 복도 폭이 좁으며, 일부 교실 출입문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어 보조교사가 학생을 직접 들어서 옮기는 등 어려움이 많다. 사업비 118억원을 투입해 본관동 건물을 철거하고 2024년 3월까지 새로운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를 앞두고 학부모의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먼저 착공 시 진입로 문제가 불거졌다. 청원학교는 북원여고, 치악중과 함께 하나의 진입로를 사용하고 있다. 세 개 학교에서 이용하다 보니 평소 등하교길에도 종종 번잡한 병목현상이 나타나면서 안전문제가 제기돼 왔다. 학부모들은 내년 공사가 시작되면 공사차량과 함께 학교 진입로가 더욱 번잡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원학교 뒤편의 급식실과 초롱어린이공원 사이를 연결하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이곳을 진입로로 내기 위해서는 급식실을 철거하고 부지를 마련해 옮겨야 한다. 현재 청원학교 급식실은 노후로 악취 등의 문제가 있어 학부모들은 신축할 것을 주장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이번 재건축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학부모들은 진입로 문제는 세 학교 모두가 우려하는 사항으로 신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가 시작되면 학생들이 머물 임시 교사동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2년 간의 공사 기간 동안 학생들이 머물 곳으로 봉대 가온학교와 옛 학성초 건물을 제안했다. 하지만 봉대가온학교 역시 과밀 학급을 우려해 이를 거절했으며, 옛 학성초의 경우, 장애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건물을 리모델링하는데만 22억 원의 금액이 소요돼 실질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학교에서는 신관동 교실을 나눠 전체 학생들을 수용할 계획을 밝혔지만, 학부모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간도 협소할 뿐더러 공사 소음과 공사장을 돌아다닐 학생들이 걱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리에 민감한 학생들에게는 더욱 우려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몇 해 전 후면 신관동을 증축했을 때 공사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학생은 뇌파 검사에서 뇌기능이 후퇴한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마땅한 임시 교사동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학교 휴학 등을 검토하는 학부모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설계도 상반된 의견으로 부딪히고 있다. 현재 설계안에 따르면 기존 본동 건물을 철거 후 급식실과 체육관 사이에 새로 교사동을 건축하고, 기존 자리에는 주차장을 설치하기로 돼 있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학부모들은 주차장이 너무 협소하다고 주장한다. 

새로 조성하는 주차장은 60면이지만 청원학교 교사 차량만 해도 80대가 넘는다는 것이다. 학교 특성 상 학부모와 활동보조교사 등이 학교를 자주 방문하면서 하루 평균 120대 이상이 학교를 드나드는데 설계대로라면 주차난을 피할 수 없다. 학부모들은 옥상이나 지하 주차장 등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길 주장하고 있다. 주차 공간 역시 교사동 사이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전서영 청원학교 학부모회장은 "첫 재건축을 앞두고 학교와 학부모 간의 의견 소통이 중요한데 이러한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쉽다"며 "TF팀 구성 등을 통해 교육구성원의 의견이 골고루 반영된 공사가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