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청 전경.

원주시 핵심사업인 인구정책 사업과 건강도시 사업이 과대포장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에 치우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과평가조차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원주시는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인구정책 사업을 하고 있다. 작년 1년간 원주시 출생아는 2천78명으로, 2011년과 비교하면 약 30% 감소했다. 반면 원주시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1.3%에서 지난해 15.7%로 확대됐다.

이에 원주시는 저출산 대응, 정주 여건 향상, 일자리 창출 등 인구정책을 추진 중이다. 올해 인구정책 사업은 92개이며, 총사업비는 1천153억여 원이다. 문제는 인구정책과 무관한 사업을 인구정책에 포함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점이다.

▷시청 직원 힐링 프로그램 운영 ▷시청 직원 심리상담 프로그램 운영 ▷직장 동호회 활성화 지원 ▷휴양시설(콘도·펜션) 운영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조성 ▷사회적경제 유통지원센터 조성 등 인구정책과 관계가 희박한 사업을 인구정책 사업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르신 사랑 체육대회 개최 ▷효행장려금 지원 ▷무료 경로식당 운영 ▷재가노인 식사 배달 등 통상적인 사업도 인구정책 사업으로 분류했다.

건강도시 사업도 인구정책 사업과 다르지 않다. 올해 원주시 건강도시 사업은 104개이며, 총사업비는 3천639억7천여만 원이다. 각 부서에서 시행하는 건강도시 관련 시책사업을 종합 관리해 WHO 건강도시 기준을 충족하고, 사람과 지구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건강도시를 구현한다는 게 원주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건강도시 사업과 무관한 다수의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생계형 지방세 체납자 경제 회생 지원 ▷회전교차로 설치사업 ▷지방상수도 확충사업 ▷여성가족 행복복합센터 건립 ▷원주시 여성커뮤니티센터 운영 ▷바우처 택시 운영 등을 건강도시 사업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돌봄지원 사업 ▷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 조성 ▷남원주 건강생활지원센터 운영 ▷서부권 건강생활지원센터 건립 등은 인구정책 사업과 건강도시 사업에 모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정책 사업과 건강도시 사업은 결이 다름에도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셈이다.

인구정책 사업과 건강도시 사업의 총사업비를 합하면 4천792억 원이다. 이는 올해 원주시 본예산인 1조5천289억 원의 31%를 차지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하는 사업효과는 예산 대비 훨씬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과대포장이 문제가 되는 건 선택과 집중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열식 사업은 성과평가가 어렵다는 점에서 효과를 검증하기도 힘들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구체화 된 목표 없이 실적 위주로 보고서를 만들면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건강도시 사업의 경우 원주시는 최근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국별로 추진할 사업을 정하고, 향후 평가회도 열기로 하는 등 실적을 담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