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 주차관리개선특위는 건물 부설주차장을 개방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시의회에 상정했다. 사진은 원주시청 주차장.

아파트 주차장은 주간에 대부분 비어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직장 등으로 출근하고 나면 주차장은 텅텅 빈다. 비어있는 주차장을 시민에게 개방할 경우 원주시가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조례 개정이 추진돼 주목된다. 원주시의회 주차관리개선특별위원회에서 발의한 ‘원주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다.

주차관리개선특위 류인출 위원장은 “주차 수요가 많은 지역의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개방공유주차장으로 지정해 주차난을 해소하자는 게 개정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원주시는 최근 단구동 토지문학공원 뒤에 공영주차장을 신설했다. 31면 규모의 주차장을 설치한 것으로, 사업비는 토지 매입비를 포함해 12억9천만 원이 투입됐다. 주차면 1면 당 4천200만 원가량 투입된 셈이다.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도 공영주차장이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에 공영주차장을 신설하려면 땅값이 비싸 1면 당 1억 원가량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원주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완해 주차난을 해소하고자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류 위원장은 말했다.

아파트는 물론이고 교회와 같은 종교시설이나 학교 주차장도 주간 또는 야간에 비어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차관리개선특위에서 사전 면담한 결과 명륜감리교회(주차면 128면), 태장감리교회(60면), 평원중학교(67면), 단구중학교(37면), 단구동 현대기아자동차(38면) 등에서 주차장을 개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류 위원장은 전했다.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개방하면 원주시에서 주차장 시설 개선비용을 지원하도록 개정안에 명시했다. 시설 개선 내역은 ▷개방공유주차장 설치에 필요한 시설변경 및 보완 ▷옥외보안등, CCTV 등 방범시설 설치 ▷주차장 내 주차면 도색 등 시설 보수 ▷영조물배상보험 가입 등이다.

주차 차단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아파트나 교회에서 개방공유주차장을 신청하면 주차 차단기와 CCTV 등 방범시설을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 ▷주차면을 10면 이상 공유하면 3천만 원 이내 ▷20면 이내 공유하면 4천만 원 이내 ▷30면 이상 공유하면 5천만 원 이내에서 시설 개선비용을 원주시가 지원하도록 기준을 설정했다. 이외에 대규모 주차면을 공유할 경우에는 원주시가 별도 기준을 마련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평일과 주간, 주간과 야간을 지정해 정기적으로 주차장을 공유해야 하며, 개방공유주차장 협약 기간은 2년으로 정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13일 개회하는 원주시의회 제228회 임시회에 상정됐다. 류 위원장은 “개정안이 통과돼 시행되면 공영주차장이 현재보다 20∼30%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차관리개선특위는 Iot 기반의 거주자우선주차제도 원주시에 제안하기로 했다. 원주시에 비용을 내고 거주자우선주차제를 이용하는 신청인이 출근한 뒤 주차면이 비면 일반 시민이 주차면을 이용하고, 신청인에게 주차요금을 내는 방식이다.

류 위원장은 “부산시에서 Iot 기반의 거주자우선주차제를 시행 중으로, 효과를 확인했다”면서 “원주시가 시범 구역을 정해 시행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 임산부,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주차장 신설을 원주시에 요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