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청

인구유출로 재정여건 취약해진 지자체에 희소식

재정자립도란 지방정부가 필요한 자금을 어느 수준까지 스스로 조달하느냐를 뜻한다. 지자체는 일반적으로 지방세와 세외수입으로 자체 재원을 마련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는 재정 운영이 어려워 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는 지자체가 많다. 

불행히도 원주시 재정자립도는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2013년 29.7%에서 매년 감소해 2019년에는 22.4%까지 줄어든 것. 재정자립도가 낮으면 지자체가 뜻한 사업을 적기에 추진하기가 어렵다. 매번 중앙정부로부터 필요한 사업비를 교부받아야 해 자칫하면 재정종속에 빠질 수도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아지는 원인은 여럿이다. 이 중에서도 지역 주민의 역외 유출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열악한 재정을 투입해 인재를 육성했는데 학업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고향을 떠나기 때문. 이 때문에 지역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재정은 취약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이 마련됐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고향세법) 제정안'이 통과된 것. 출향 인사 등이 출신 지자체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나 답례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고향세법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지역에서 성장한 인재가 대부분 외부로 이주하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고향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제정 고향세법은 개인 기부 한도를 연간 500만 원 이하로 제한한다. 기부금을 내면 정부와 광역지자체는 이를 세액 정산해 기부자를 지원할 수 있다. 지자체도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줄 수 있다. 내후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한라대 박상헌 ICT 융합공학부 교수는 "지자체가 단순히 출향 인사로부터 기부금을 모금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사업을 발굴해 기부할 수 있는 마음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렇게 모인 재원으로 그동안 시행이 어려웠던 복지·교육,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