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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PO와 예술

축제 위해 자연환경을 훼손한다거나 동식물 서식지를 파괴하고, 수용할 수 없는 과도한 인원을 참여시키는 일은 자연 생태계 입장에서는 적절한 축제가 아니다 원영오 연출가/극단노뜰 대표l승인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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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대선의 핵심이슈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공약이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있다. 지구환경의 문제는 이제 부유한 국가를 넘어 현재를 사는 모든 국가, 도시, 개인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삶의 지표가 되가는 중이다.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그의 책에서, 지구의 절반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완전한 규제지역으로 묶어 놓지 않으면 지구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시간에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삶의 패턴으로는 2.6개의 지구가 더 있어야만 감당 가능할 정도의 반 생태적인 삶을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의 생태발자국이 이미 지구가 수용하기에는 포화상태가 돼버린 것을 의미하고 있다.

 46억 년의 나이를 가지고 있는 지구에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것은 고작 20만 년 전이고 6만 년의 시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지면서 문명을 만들기 시작했다. 1억 년을 살고 있는 개미들은 스스로 제어와 공존의 사회적 방식을 통해 지속하고 있다.

 그렇지만 고작 20만 년을 살아온 인간에 의해 정복된 지구는 소멸할 수도 있다는 가설을 낳게 한다. 물론 지금의 삶의 방식을 전혀 바꾸지 않고 지속한다는 전제하에 나온 이야기이다. 인류가 생겨난 이후 인간은 수없이 많은 동식물들을 멸종시켰으며 전 지구적으로 생태발자국을 남겨 더 이상 쓸 수 없는 대지를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현생 인류를 넘어 인류의 시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300만 년 밖에 살지 않은 인간이 지구의 정복자가 된 것은 다른 어떤 동식물에 비해 이타심과 이기심을 동시에 갖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는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생존전략이었던 이기심과 이타심의 작동원리를 통해 생태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것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인간이 다른 동식물에 대한 포용심을 가질 수 있다면, 다른 동식물에 대해 동등한 수평적 이타심을 가질 수만 있다면 지구의 생태환경은 가설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하고 있는 활동들을 가장 파괴적인 순서대로 나열한 약어를 'HIPPO'라고 한다.서식지 파괴(Habittat destraction), 침입종(Invasive species), 오염(Pollution), 인구성장(Population growth), 남획(Overhunting) 이 그것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친 것들임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예술계 대응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축제 가운데 하나인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이 기후변화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축제와 참여 공연단체 전반에게 가이드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강제적 규제가 있지는 않지만 매뉴얼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항목은, 각 공연단체는 단체 내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담당자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그녀)가 작품제작 전반에서 환경에 대한 이슈를 끊임없이 제안함으로써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모든 구성원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최근 국내 많은 축제들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략들을 수립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가 될 수 없다면 이제는 축제의 존립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1회용 홍보물의 제작을 줄이고, 재사용이 가능한 소재로 세트를 만들 것이며, 재생용지를 사용할 것이며, 플라스틱 컵 또는 페트병의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적인 잉크를 사용해야 한다.

 만약 축제가 환경정책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관객은 위의 기준으로 그 축제를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축제를 위해 자연환경을 훼손한다거나 동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그 지역을 오염시키거나, 수용할 수 없는 과도한 인원이 참여하는 일들은 자연생태계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적절한 축제가 아닌 것이 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실천은 전 지구적이거나 국가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일상속에서 습관적이고 규범적으로 실천해야 하며, 특히 예술은 대중 파급력이 큰 분야임으로 더더욱 큰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구체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원영오 연출가/극단노뜰 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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