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를 내린 후 버려지는 찌꺼기.

원주혁신도시 카페 두 곳에서 5일간 118㎏ 배출
건보공단·심평원·퀸비스토어, 재활용 사업 진행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내리는 데 사용되는 원두 비율은 0.2%에 불과하다. 나머지 99.8%는 커피 찌꺼기로 버려진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커피찌거기만해도 14만9천여 톤(2019년 기준)에 달한다.

찌꺼기를 처리하는 비용도 연간 수십억 원이 소요된다. 최근에는 방향제나 화분 거름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례가늘고 있지만, 폐기 기한만 늦출 영구적인 대안이 되진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원주에서 커피 찌꺼기를 재가공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회적기업 퀸비스토어가 커피 찌꺼기를 모아 주방 비누로 만들려고 하는 것.

올해 강원혁신포럼 실행 의제로 '커피키퍼 프로젝트'가 선정돼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퀸비스토어 관계자는 "공공기관에서 버려지는 찌꺼기 양을 파악하고 다른 폐기물과 분리해 배출한다면 상당수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할 수 있다"라며 "원주시민에게 커피 찌꺼기 재활용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사회적기업 퀸비스토어 등은 강원혁신포럼 실행 의제로 커피 찌꺼기 재활용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관련 사업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1·2사옥에서 커피 찌꺼기 수거 작업이 시작됐다. 지난달 관계자들이 모여 커피 찌꺼기 수거 방법과 일정 등을 결정하고,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수거 작업을 진행한 것.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커피전문점 한 곳에서 7~12㎏의 찌꺼기를 수거할 수 있었다. 5일간 총 118㎏이 수거됐는데 이를 쓰레기봉투 가격으로 환산하면 10만 원이 넘었다.

퀸비스토어는 수거한 커피 찌꺼기를 주방 비누로 재활용하는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이 비누가 인체에 해가 없는지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개발에 성공하면 10월경에 지구를 살리는 주방 비누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퀸비스토어 정미란 대표는 "커피키퍼 프로젝트는 우리 주변에서 무심코 버려지는 사용 가능한 자원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퀸비스토어는 커피 찌꺼기를 주방 비누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