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원주 일부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9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미만 주택 단기 매매 양도세율 70% 
매도인, 세금 부담 매수인에 넘겨 가격↑

일부 아파트값이 9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신규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 정부가 올해 6월부터 분양권 양도세율을 큰 폭으로 올렸는데 정작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부담만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지난 3일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무실동 C아파트(127A형)의 분양권 가격은 8억6천290만 원이었다. 최초 구입가 4억6천290만 원에서 프리미엄 4억 원이 붙은 것. 지난 4월만 하더라도 프리미엄을 포함해 6억2천여만 원에 거래됐는데 그새 2억4천만 원이 뛴 셈이다. 현재 25건의 매물 중 프리미엄이 3억 원 이상 되는 아파트가 10건이나 됐다. 

아파트 분양권이 이처럼 고공행진 하는 것은 주택 단기 매매에 대한 양도세율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1년 미만 보유 주택을 팔면 시세차익의 70%, 1년 이상 보유한 뒤 팔아도 입주 전까지는 60%의 양도세를 물도록 했다.

단기 차익을 거두려는 투기 행태를 시장에서 차단하려고 내놓은 조치였던 것. 그러나 정부 의도와는 다르게 매도인이 과중한 양도세 부담을 매수인에게 전가시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단계동 A부동산 관계자는 "기존보다 양도세가 2~3억 원 급등하면서 그 부담을 매수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며 "구입 문의는 들어오지만 매입 부담이 커 실거래까진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분양권 가격 급등은 기존 주택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최근 분양권 가격이 오른 아파트는 외지인이 투기 목적으로 샀다가 시세차익을 남기기 위해 매물로 내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일부 세대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3~4억 원으로 급등하자 다른 매물 주들도 분양권 가격을 덩달아 올리고 있다. 이는 실거래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인근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B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단기 매매를 방지하려고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어렵게 만든 꼴이 돼 버렸다"며 "원주 아파트값이 10억 원을 넘길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