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미술협회(회장: 이종봉, 이하 강원미협)가 강원도립미술관 건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2006년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된 후 15년째 답보상태인 강원도립미술관 건립 논의가 다시 재 점화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원미협은 지난 10일 치악예술관에서 협회 소속 11개 시·군지부장들과 '강원도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예술인의 입장'이란 이름으로 성명을 채택, 발표했다. 강원미협은 성명에서 "1998년 정부의 1도 1미술관 건립지원사업 추진의 마지막 남은 광역지자체가 강원도"라며 "어떤 연유 때문인지 도립미술관 추진 및 운영 주체인 강원도가 이제는 답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지난 2007년 강원도립미술관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용역을 하고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포럼도 있었지만 유치 희망 지역의 민원강도가 높다는 이유로 14년이 흘러 오늘에 이르고 있다"면서 "강원도민의 문화향유권 및 예술계의 염원이 무시되고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로 강원도 예술문화 정책이 펼쳐지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품격 있고 수준 높은 미술관 건립으로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권 확보와 자긍심을 찾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은 ▷도립미술관 건립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할 것과 ▷사업 추진내용 투명 공개 ▷세계적 위상에 맞는 강원도 특색 지향 ▷국립현대미술관·중앙박물관 수장고 유치 전략을 통해 도립미술관의 기획 및 운영의 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 등을 주문했다.

한편 도립미술관 건립 논의는 지난 2003년 '강원문화인프라 10개년 계획'에 '강원도립미술관 건립계획'이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2006년 9월 강원도립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발족했고 2007년 원주시를 비롯한 춘천시, 강릉시, 양구군 등 4개 시·군이 유치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유치경쟁에 불이 붙었다.

원주시는 지난 2007년 문화예술계는 물론, 기관·단체 등을 망라한 범시민 유치 추진위를 발족시킨 뒤 범시민 서명운동과 도립미술관 유치 한 가정 한 그림 걸기 10만원 전(展)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유치운동을 전개했다. 범시민 서명운동에 4만여 명이 참여하는 등 원주 시민들의 의지와 열기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후 4개 시·군의 유치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흐르면서 강원도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지금까지 도립미술관 건립은 입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