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장동 캠프롱에 건립 예정인 국립 전문과학관 조감도.

작년 7월 원주시가 공모에 선정된 뒤 순항 중이던 국립 전문과학관 건립사업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재검토하라고 처분한 것.

국립 전문과학관 건립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비 200억 원 이상 사업은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 태장동 캠프롱에 계획된 국립 전문과학관 건립사업은 국비 295억 원, 지방비 196억 원 등 491억 원으로 설계돼 심사 대상이었다.

원주시에 따르면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재검토 처분을 한 사유는 2가지였다. 첫 번째는 건립 후 운영비 문제였다. 원주시와 과기정통부는 협약을 통해 운영비는 국비 60%, 지방비 40%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다. 이는 공모 당시 조건이었다. 그러나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국비 분담률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립 전문과학관 건립사업이 국가사업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이 같은 주문은 원주시 입장에서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반가운 소식이다. 문제는 두 번째 사유였다.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계획된 사업비 내에 예비비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추가로 예비비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예비비가 추가될 경우 사업비는 500억 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500억 원이 넘는 사업은 필수적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이행해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하게 되면 절차 상 착공 시점이 1년가량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계획한 사업비 내에 예비비가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업의 경우 예비비를 별도로 확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재검토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재검토 처분이 내려진 상황이어서 원주시는 지난 9일 행정안전부를 방문, 재검토 사유를 확인했다. 이어 사업계획서를 보완해 오는 10월 열리는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한편 애초 계획대로면 내년 하반기 국립 전문과학관 공사를 시작해 2024년 하반기 준공한다. 과기정통부에서 수립한 기본계획에는 국립 전문과학관 외에 어린이·자연사·천문 과학관 건립도 포함돼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