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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지당 선생 탄신 300년

남성 중심의 유교문화가 확고하게 자리 잡았던 조선시대에 '남자와 여자는 타고난 본성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주창한 역사상 최고의 여성 성리학자 이동희 반곡역사관 해설사l승인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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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5월 14일 임윤지당 선생의 기일에 원주시 예림회에서는 헌다례를 올리고 있다. 올 해로 열다섯 번째를 맞는 헌다례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행사가 취소됐지만 임윤지당 선생을 기리고 선양하는 모임인 예림회에서는 헌다례를 취소할 수가 없었다. 해마다 해왔던 행사이기도 하지만 올 해가 윤지당 선생께서 탄생한지 꼭 300년이 되는 해 이기 때문이다.

 처음 윤지당유고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 밤새워 읽고 또 읽으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뜨거움이 올라왔다. 그 옛날 남성 중심의 유교문화가 확고하게 자리 잡았던 조선시대에 '성인과 범인은 본래 같은 성품이고 남자와 여자는 현실에 처한 입장이 다를 뿐 타고난 본성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여성도 노력하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주창(主唱)하고 탁월한 사상체계를 갖추었던 한국 역사상 최고의 여성 성리학자 임윤지당!

 열아홉 살에 원주 선비 신광유와 결혼해 55년이란 세월을 원주와 함께했으며 남기신 유고 대부분을 원주에서 집필했다. 5천300자나 되는 이기심성설을 쓰실 때 이야기는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어느 날 밤이 늦도록 어머니 방의 불이 꺼지지 않자 아들 재준은 어머니의 건강이 염려되어 방문 앞을 서성이는데… 윤지당께서 아들을 불러 하시는 말씀이 '나는 어려서부터 성리의 학문이 있음을 알았다. 조금 자라서는 고기 맛이 입을 즐겁게 하듯 공부하는 것이 너무 좋아서 그만 두려고 해도 그만 둘 수가 없었단다' 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임윤지당 선생께서 노년에 이르러 아들을 불러 그동안 집필하여 간직해 두었던 두루마리 뭉치를 아들에게 주면서 '나도 이제 일흔에 가까우니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문득 하루아침에 죽으면 초목과 같이 썩어버릴 것이 아니냐? 집안일 하는 틈틈이 여가가 날 때 마다 써 두었다. 모두 마흔 편인데 젊어서 지은 것, 중년에 지은 것도 있다.

 식견이 천박하고 문장이 엉성해 후세에 남길만한 것은 아니지만 나 죽은 뒤에 장독이나 덮는 종이가 된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인지라 정서해서 너에게 맡긴다. 그리고 막내 외삼촌이 한부 간직하길 원하니 필사하여 보내거라'하였는데 이듬해 갑자기 아들이 죽어 윤지당 선생은 거의 실명하기에 이르렀고 73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윤지당 선생께서 돌아가시고  2년 후에 친정동생 임정주와 시동생 신광우가 유고를 정리하여 2권 1책의 목활자 본으로 간행하여 윤지당 유고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임윤지당 선생 탄신 300년을 맞으며 가난한 양반가문에서 태어났지만 학문을 닦아 성리학의 이치를 터득하여 윤지당 유고라는 훌륭한 문집을 남기신 임윤지당의 삶의 태도와 철학에서 배우고 깨우치며 지위와 역할의 신장을 주장하는 시각을 넘어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비인간적인 현상과 도덕적 해이를 치유 할 수 있는 보편적 이상과 가치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한편 원주시에서는 윤지당유고 간행, 임윤지당선양관 건립, 영정 봉안 등 임윤지당 선양사업을 펼치고 있다. 원주여성 예림회도 이에 발맞추어 헌다례, 문예작품 공모전, 임윤지당 알아가기 공부 모임 등 임윤지당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동희 반곡역사관 해설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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