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최근 연구 '코로나시대 걷기여행' 결과는 COVID-19 이전에 비해 다소 다른 형태로 나타나지만 이후 걷기여행자들의 여행 빈도는 유의미한 증가를 나타냈다. 지난 3월 중순 발표된 '2020년 걷기여행자 실태조사(한국관광공사)'도 비슷한 양상의 결과를 나타내어 선호하는 야외관광지로 50.4%가 걷기여행길을 꼽았으며, 걷기여행에 대한 관심도 역시 43.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1월 사단법인 숲길을 모체로 탄생한 지리산둘레길과 같은 해 9월에 발족한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연 제주올레길이 국내 걷기여행길의 효시로 볼 수 있다. 이같이 걷기여행을 주 목적으로 하는 길의 개장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걷기라는 활동이 건강을 위한 체육 활동을 넘어 여행과 관광으로 활용되는 추세로 급변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국의 걷기길은 583개, 1천889개 코스, 총 거리 1만9천832.2㎞이다. 또한, 사용자의 측면에서 보면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걷기여행 참여 비율은 평균 30.9%로 50대 이상의 경우 40%가 걷기여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한국관광공사, 2019년)할 정도로 걷기여행이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걷기여행객 증가는 경제적 효과도 입증되어 '올레노믹스(올레+이코노믹스)'라는 새 단어로 표현되기도 하였는데 제주도의 걷기여행객 유치로 인한 유발효과는 연간 3천억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지역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제주환경일보, 2018년 3월 29일자).

 걷기여행길 조성이 붐을 타고 확산일로에 있던 2010년부터 원주에도 몇몇 뜻있는 걷기동호인이 원주시의 냉담에도 불구하고 걷기여행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오는 5월 말이면 520㎞라는 국내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단일 길로는 최장의 걷기여행길이 탄생하게 된다.

 이제 서 말의 구슬은 충분히 준비된듯하다. 어떻게 꿰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원주시민과 지역사회에 열매를 나누어 주느냐하는 문제를 풀어가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우선 걷기여행길은 여타 문화재나 역사적 자취와 같이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전문가 집단의 집단지성과 객관성이 담보된 연구를 토대로 왜 '원주굽이길', '치악산둘레길'인지를 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고 실천해야 하겠다.

 두 번째, 지역관광마케팅조직(DMO)의 적극적 활용이다. 행정력만으로는 다양한 걷기여행객의 욕구를 감당하기 어렵고 지속적 유치에 한계가 있다. 지역관광마케팅조직을 통해 여행 동기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끝으로 유관단체 협력으로 시너지를 발휘하자. 지역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아는 걷기관련 동호회단체(원주시걷기협회), 걷기여행길 관리단체(한국걷기협회), 원주시관광협의회와 원주시문화관광해설사회 등이 원주시 정책부서들과 함께 원 팀을 만들어 대응한다면 머잖아 아름다운 산하와 깊은 역사를 품고 있는 '원주굽이길'의 명성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걷기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에 오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종남 관광학 박사 (사)한국걷는길연합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